할머니가 물려주신 요리책
김숙년 이야기 할머니, 김효순 그림, 김익선 글 / 장영(황제펭귄)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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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상당히 한국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책이다. 할머니가 물려주신 요리책에는 제목에서도 느껴지듯, 한국의 전통 요리들이 소개되어 있다. 그것도 표지와 마찬가지로 그림을 이용해서 말이다. 그림이 참 예뻐서 요리책이라고 하기엔 부족하고, 오히려 화첩같다고 해도 좋을 정도이다.

 

그리고 이 책에 나오는 할머니란 분이 대단하시다. 조선 23대 순조의 둘째 따님인 복온공주의 부마 가문에서 태어났으며, 대대로 서울에서 살아온 양반가의 가풍과 왕가의 풍습이 어우러진 전통 예절과 문화를 몸으로 익혔는데 이 책에서는 그런 분위기를 제대로 느껴 볼 수 있을 것이다.

 

 

마치 어느 종갓집에 대대로 종부에게 내려오는 요리책을 보는 듯한 이 책을 보면 의외로 튀단고 생각되는 음식이 없다. 오히려 우리가 평소에도 자주 해먹거나, 잔칫상에서 빠지지 않는 요리들이 대부분이다. 그중에서 첫번째로 나오는 것이 바로 진달래화전이다. 이토록 진달래꽃 그 하나만을 놓고 봐도 질리지 않을텐데, 그것이 찹쌀가루 반죽 위에 살포시 내려 앉은 모습은 과히 선녀의 옷보다 아름답다.

 

우리 조상님들은 이렇게 봄에 간 꽃놀이에서 따온 진달래를 얹어서 화전을 만들고, 목련꽃을 우려서 차로 만들어 먹었다니 풍류를 눈으로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입으로까지 전하는 멋을 가진 분들이셨던것 같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조금 생소했던 느티떡 역시도 봄을 맞이하는 음식이라고 한다.

 

 

예쁜 그림에는 그 음식에 대한 설명이 있고, 만드는 방법도 자세히 나와 있다. 그림만 예쁜 것이 아니라 요리책의 본분을 다하고 있으니 이석이조 이상의 책일 것이다.

 

잡채에도 설명을 더하고, 색감을 입혀서 소개하고 있고, 호박꽃탕이라는 진달래화전 못지 않는 예쁜 꽃 잔치가 뒤에서도 나오고 있다. 어찌보면 실제 이미지같은 구절판의 경우에는 수박화채를 곁들여 먹는다는 이야기까지 덧붙이고 있다. 간식으로 먹으면 좋을것 같은 매작과도 나오고, 반찬으로 손색이 없는 섭산적도 소개되어 있다.

 

이렇듯 예쁘고 맛있는 음식 이외에도 책속에는 우리나라의 전통 생활 문화를 엿볼 수 있는 내용들도 포함되어 있는데 할머니의 부엌을 보면 그릇부터 조리까지 다양한 음식을 만드는데 쓰는 도구들이 나오기도 하고, 고추장, 된장, 간장 등과 같이 우리맛을 살리는 양념들, 음력의 어느 특정한 날에 만들었던 특별한 음식들, 밑반찬들까지 맛깔나게 그려져 있다. 단지 그림일뿐인데도 참 맛있어 보이게 잘 그렸다 싶고, 김숙년 할머니께서 이 그림이 아닌 실제의 음식을 만드신다면 옆에선 군침께나 흘렸을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은 앞서 나온 음식들을 일목요연하게 다시 한번 조리법을 적어 두고 있다. 그러니 앞의 그림에서는 눈으로 먼저 즐겨 보고 이 부분에서는 직접 만들어서 입으로 다시 한번 제대로 즐겨봄이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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