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콜럼버스는 신항로를 개척했을까? - 아나카오나 vs 콜럼버스 역사공화국 세계사법정 28
손세호 지음, 조환철 그림 / 자음과모음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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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아메리카를 정복하면서 그곳에서 살던 원주민이 자신들이 대대로 이어온 지역을 빼앗기고 이제는 보호구역같은 곳에서 살거나 그들의 문화를 일어버린채 미국화되고 있는 것을 보면서 비단 미국과 원주민 사이의 일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일들은 15세기에 유럽의 국가들이 새로운 땅을 찾기 위해서 세계 곳곳으로 진출하면서 일어난 일들이다. 이처럼 신대륙을 위한 탐험에서 대두되는 인물이 바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이다. 그의 신대륙 발견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콜럼버스가 신대륙이라고 발견한 곳이 사실은 인도가 아니라 아메리카였다는 것이 후에 밝혀졌다. 흥미로게도 그곳을 4번이나 다녀왔음에도 콜럼버스는 그곳이 아메리카였다는 것을 몰랐다고 한다.

 

그리고 이제 그의 업적에 반기(?)를 들고 일어선 여인이 있다. 에스파냐 왕실의 후원을 받고 신대륙 개척에 뛰어들었던 콜럼버스로 인해서 이후 에스파냐 사람들에게까지 자신들의 원주민이 약탈당하고 노예화 되었으며, 학살당했다고 주장하는 타이노 족의 여성 추장 아나카오나가 바로 그 인물이다.


다른 어떤 법정 공방보다 이 사건은 첨예할 것 같다. 한 개인의 생명이 아니라 아메리카 원주민 전체의 생존과 관련해서 콜럼버스의 죄목(?)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 사실만 놓고 보면 콜럼버스와 에스파냐 사람들은 약탈자이자 도둑, 심지어는 살인자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첫째 날 신대륙 발견과 관련해서 왜 콜럼버스는 인도로 가려고 했는지에 대한 공방에서 시작해 콜럼버스가 신대륙(실제로는 아메리카)에 도착한 이후 원주민들에게는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 그리고 그곳에 간 에스파냐인들은 그곳의 토착민인 원주민을 어떻게 생각했는지가 자세히 나온다. 바로 이 부분에서 원고 아나카오나의 주장이 얼마나 증명되는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애초에 콜럼버스나 에스파냐 인들이 이사벨라 여왕의 후원 아래 신대륙을 개척하려고 했던 것은 그들의 문화를 전파하고자함이 아니였다. 오히려 자원 조달이나 영토 확장이 목적이라고 봐야 좋을 것이다. 그러니 그들의 눈에 비친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어쩌면 같은 인간으로서의 입장 보다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움직여야 할 존재가 아니였을까 싶다.

 

그렇기에 콜럼버스에 대해 제기된 사기죄는 그의 지위가 일정한 재물이 보장된다는 점과 자신조차 인도가 아닌 아메리카임을 몰랐던 점을 고려해볼때 국왕부부를 속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하기에 기각된다. 하지만 콜럼버스의 주장에도 그에게는 약탈죄가 아닌 강도죄가 적용된다고 판결하고 있다. 그리고 전염병을 통한 집단 학살에 대해서도, 노예제도에 대해서도 원고의 주장은 기각된다.

 

원고의 입장에서 보자면 참 억울할 것이다. 자신의 땅을, 자신들의 민족을 잃은 이에게 겨우 이 정도의 판결이 내려지나 싶은 생각이 들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고의 주장이 일부 인정된 점과 양측의 치열한 공방과 증인, 증거를 통해서 내려진만큼 그들의 원혼이 지금이라도 평안함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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