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운 나의 불행 너에게 덜어 줄게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14
마르탱 파주 지음, 배형은 옮김 / 내인생의책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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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하도 독특해서, 내용이 어떻지 궁금하게 만들어서 선택한 책인데 알고보니 이 책의 저자인 마르탱 파주의 책을 읽어 본 적이 있었던 것이다. 『아마도 사랑 이야기 』라는 책을 읽었는데 그 당시 초판의 재미에 비해서 책의 결말이 약간 흐지부지해진 것이 실망이였던 기억이 난다. 그렇기에 솔직히 저자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동안 '내인생의책' 출판사 페이스북에서 이 책과 관련된 내용을 많이 보았는데 상당히 재미있어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고 보니 현재 마르탱 파주의 가장 최근 작품인 『숨은 용을 보여 주는 거울』도 읽을 계획이니 마르탱 파주와 좀 친해져봐야 겠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제목 하나에 끌린 책이다. 내 더러운 불행을 너에게 다 주는 것도 아니고 덜어주다니, 고맙다고 해야할지, 나쁘다고 해야할지 애매모호해지는 상황이다. 그리고 이 책에 등장하는 바카리, 프레드, 에르완과 함께 마르탱은 부적응자 클럽의 회원이다. 마르탱은 저자의 이름이기도 하다. 그런 마르탱은 어머니의 죽음이후 아버지가 알코올 중독자가 되고, 첫사랑은 실패한 부적응자이자 요샛말로 루저나 다름없는 인물이다. 게다가 바카리와 에르완은 똑똑해서, 프레드는 외적인 모습이 다른 사람들과 달라서 부적응자 클럽의 회원이 셈이다.

 

그리고 이 아이들에게 연이어 발생하는 불행이 참 안타깝게 느껴진다. 불량학생들로부터 폭행을 당한 에르완이 왜 불행은 자신에게만 일어나는지에 대해 생각하다가 결국 천재적인 발명가 기질을 발휘해 불행을 평등하게 나누는 기계를 발명하겠다고 한다.

 

그저 자신들에게 일어나는 불행을 조그만 나누어서 모두가 평등해지게 하겠다는 좋은 취지(?)에서 시작한 일이 의외의 결과를 불러 일으키면서 아이들은 고민하게 된다. 남들에게 일어나는 불행에 과연 자신의 처음 생각대로 마음이 편안하지도 행복하지도 않은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닥치는 불행에 왜 나만 이런 일을 당해야 하냐고 절규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그 누군가를 비난한다. 그리고 에르완과 같은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작 그렇게 되었을때 마냥 행복하지는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나의 불행이 진짜 그 사람에게 가서 나의 불행을 그 사람이 겪는다는 것에 오히려 불행해지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 든다.

 

누구라도 생각해 볼 만한 이야기이지만 재미있게 그리고 교훈 역시도 잘 전달하고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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