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옥정 사랑에 살다
최정미 지음 / 끌레마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역대 장희빈의 역할은 당대 최고의 여배우만이 할 수 있다는 역할이였다. 구미호와 함께 최고 인기의 여배우만 할 수 있는 그 역할은 장희빈, 장옥정이라는 실존 인물이 가진 악독하지만 그 이상을 뛰어넘는 매력이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김태희라는 여배우가 희대의 요부 장희빈 역할을 맡아서 이전과는 다른 장옥정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야심찬 기획의도로 많은 시청자들의 갖게 했다. 하지만 막상 드라마가 시작되자 시청자는 물론이거니와 평론가들도 고개를 돌리는 실정이다.

 

역관인 아버지와 천민 노비인 어머니라는 신분을 가진 장옥정이 조선의 국모로 자리할 수 있었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그 자체만으로도 대하역사드라마 감이다. 그럼에도 시청자들로부터 외면 당하는 이유는 연기자가 장옥정이 되지 못한 것일테다. 좀 더 뛰어난 연기자가 장옥정 역할을 맡았다면 우리는 장옥정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도 있었을 것이지만 실상은 그 반대인것이다.

 

처음 드라마가 시작되고, 이 책을 접했을때 드라마가 충분히 인기를 얻을 수 있겠다 싶어서 그 결말이 궁금해 선택하게 되었지만 흥행보증수표인 장희빈은 아마도 내 기억으로는 처음으로 흥행실패의 경험을 맞이하고 있으니 차라리 드라마 보다는 책을 선택한 것이 다행이다 싶어진다.

 

이 책은 그동안 인형왕후의 인덕이 넘치는 모습과 정반대의 모습을 가졌던 장희빈의 모습에만 국한되지 않고 나아가 숙종 역시도 좀더 자주적인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는 점이 그동안 장옥정에 좌지우지되던 모습과는 다른 양상을 보여준다. 숙종이 인현왕후와 장희빈을 번갈아 가면서 국모의 자리에 앉혔던 것도 남인과 서인의 세력을 견제해서 어느 한 세력이라도 더이상 커지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였다는 해석은 분명 이전과는 다른 숙종의 모습을 보여주는 대목일 것이다.

 

아직 드라마의 중반도 채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한 혹평이 쏟아지고 있는 이때, 원작에 충실하지는 못하더라도 원작을 깎아 먹는 행동은 하지 말았으면 하는 것이 솔직한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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