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 이야기는 음악이 되었을까 - 아름다운 멜로디 뒤에 가리어진 반전 스토리
이민희 지음 / 팜파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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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는 기획의도가 있다. 어떤 이유에서 그 드라마를 만들게 되었는지를 시청자들에게 알려주는 것인데 이것이 크게는 드라마의 주제와 일맥상통하기도 하는 것이다. 그래서 대강의 줄거리를 파악하게 된다. 그렇다면 음악에도 기획 의도가 있지 않을까? 나아가 그 음악에 감춰졌던 사연이라는게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될 것이며, 그것이 있다면 한번쯤은 알고 싶어질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리가 그냥 듣기만 했던 음악들에 감춰져 있던 충격적인 사실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어딘가에서 들어 봄직한 이야기도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라면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이야기에 사실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평범해 보였던 그 음악들이 사실은 결코 평범하지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책을 충분한 화젯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다면 흥미와 궁금증이 해결될 것이다. 게다가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이 나온다. 클래식, 샹송, 중국가요에 우리나라의 노래까지 참으로 시대와 나라를 넘나드는 구성은 화해, 저항과 정의, 죽음, 사랑이라는 네가지 주제에 나눠서 소개되고 있다.

 

솔직히 모두 흥미롭다. 왜냐하면 조금은 의외의 선정이라고 할 수 있는 노래와 음악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그러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그중에서도 사람들이 이 노래를 듣고 자살을 했다고 해서 죽음의 곡이라 불리는 ‘Gloomy Sunday’(1933)가 솔직히 궁금했다. 아니 좀더 자세히 제대로 알고 싶었다는 것이 맞는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1936년 1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조셉 켈러라는 제화공이 ‘Gloomy Sunday’의 가사를 인용한 문장의 유서를 남긴 것 이외에는 어떤 인과관계를 찾이 못하는 일이 발생하자 이 사건을 단순 자살로 마무리 해버린다. 하지만 연이어 일어나는 1백여 명의 자살 사건과 거리의 밴드가 ‘Gloomy Sunday’를 연주하는 동안 행인 두 명이 권총 자살을 했다는 보도까지 나오게 된다. 그 이외에도 '자살을 부르는 노래(The suicide song)'인 ‘Gloomy Sunday’와 관련된 자살이 발생하게 된다.

 

‘Gloomy Sunday’를 소재로 한 영화와 소설, 심지어 논문까지 여러 편 있을 정도라고 한다. 구체적인 데이터까지 있을 정도의 피해를 낳은 이 노래의 결말은 결국 '자살'이였으니 이것이 점차 많은 사람들의 죽음에 영향을 미쳤다는 '베르테르 효과'까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이에 반박하는 주장이 나오기도 하는데 헝가리 수도의 연중 축축한 날씨, 지리적이고 역사적 견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찾아 온 경제난과 사회적 지위의 추락과 인구 50% 이상이 도시로 이주한 것으로 주장을 뒷받침 한다.

 

원제목이 '세상의 끝'이였다는 이 노래의 탄생 배경이나 그 가사를 보면 자살하는 사람들이 남겨 놓은 유서가 아닐까 싶어진다. ‘Gloomy Sunday’를 만든 헝가리 출신의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레조 세레스는 결코 이런 의도로 노래를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약혼녀와의 결별에서 얻은 슬픔에서 만들었을 뿐인데 그 노래로 인해서 정작 자신의 헤어진 약혼녀도 공식 사망자로 거론되는 죽음을 맞이 했으니 말이다.

 

많은 희생자가 있었지만 그 음악을 듣고 모든 이들이 자살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들이 죽은 이유는 그 사람들만이 알테니 뭐라 할수는 없지만 분명 어느 한 가지 이유 때문만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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