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사생활 - 사유하는 에디터 김지수의 도시 힐링 에세이
김지수 지음 / 팜파스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나는 도시인이다. 도시에서 태어나 도시에서 자란 나에겐 밤이 되어서 꺼지지 않는 도시의 불빛은 대낮의 햇빛만큼이나 익숙하고 당연한 것이다. 가끔가다 시골이나 산으로 가서 전원생활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생각일 뿐이다. 막상 그러자고 하면 나는 절대 반대를 외칠 것 같다.

 

도시의 삭막함이나 익명성 등 수많은 나쁜 점에도 불구하고 내가 도시를 떠나지 못하는 것은 그것에 너무 길들여져 있는 동시에 그속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것이다. 다른 곳으로의 떠남을 상상하는 것도 역시나 내가 도시에 있기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런 도시에 대해서 도시에서 태어나 그 도시에서 살아 가고 있는 저자가 느낀 도시 속의 삶, 더 나아가 그속에서 경험한 사적이지만 어찌보면 도시의 단면을 느끼게 해주는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는 책이다. 저자 자신이 그렇게 살았다는 이야기일수도 있고, 저자가 도시 안에서 느낀 것일 수도 있는 이야기가 담겨져 있는 책이다.

 

저자의 프로필이나 사진을 보면 전형적인 '차도녀'처럼 느껴진다. 차가운 도시 여자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김지수 에디터(직업마저 왠지 차도녀의 전형적인 느낌 같다.)가 도시에서의 삶, 그속에서 자신이 경험하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을 도시의 사생활이란 이름으로 들려준다.

 

각각의 상념과 소주제를 가진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중에서 여자의 가방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나온다. 요즘은 남자들도 가방을 들고 다니는 경우가 많지만 여자들의 가방과는 비교할 수 없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장 클로드 카프만의 말에 동의한다. 여자의 가방은 자신에게 주는 선물인 동시에 사랑의 세계다. 사회에서 사랑을 짊어지고 다니는 이들이 바로 여자이기 때문이다."(p.162)

 

단순히 보관의 의미를 뛰어넘는 가치에 대한 상념과 사색을 표현해 놓은 것처럼 이 책은 곳곳에 이러한 의미의 내용이 나온다. 단순해 보이는 듯한 이야기에서 그 내면의 이야기를 이끌어 내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사생활이란 단어를 들고 나온게 아닐까 싶다.

 

도시의 단면과 그 도시를 이루는 요소들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일지는 몰라도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이야기가 담긴 책이기에 도시에서 태어나지 않았다 하더라도, 도시에서 살고 있지 않더라도 읽어 볼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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