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미학 기행 - 지중해의 태양에 시간을 맞추다
김진영 글.사진 / 이담북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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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는 최근들어 경제난으로 그 어느 때보다 어수선하고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스의 아름다움은 감출수가 없는 것 같다. 인간이 빚어낸 예술적 모습과 자연이 선물한 예술적 모습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곳이 바로 그리스라고 생각한다.  

 

 

그리스하면 고대 건축물 중에서도 신화 속에 나옴직한 모습을 간직한 곳들이 상당수 있으며, 도시 곳곳에서 그러한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많이 높지 않은 산 꼭대기에 위치한 곳에 자리한 아크로폴리스가 이곳이 그리스임을 증명하는 것 같다. 마치 도시 전체를 내려다 보는 듯, 도시를 지키는 것처럼 느껴지는 분위기이다.  

 

 

책속에는 각 도시마다 간직한 그리스의 역사와 문화를 발견할 수가 있는데 때로는 웅장하고, 때로는 신비로우며, 예술적이기까지 하다. 그중에서 '나프폴리온의 부르치'가 인상적이다. 부르치는 항구로 들어오는 길목을 통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체인을 이용해 앞바다를 폐쇄하기도 하며, 한편으로는 감옥 역할을 하기도 했단다.(p.154)

 

옹기 종기 모여있는 마을의 울긋불긋한 지붕 뒤로 바다 가운데 떠있는 부르치가 왠지 외롭게 느껴지면서도 마을을 지키기 위한 고집스러운 단단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산자락에 자리한 건물들이 많아서 왠지 위태해보이지만 더욱 경이로워 보이기도 한 것이 사실인데, 미스트라스 카스트로가 인상적이다. 빌라르두앵의 기욤 2세에 의해 1249년 고림된 요새로 지어졌다는데 마치 산위의 커다란 바위처럼 느껴질 정도로 그곳과 동화된 듯한 모습이다. 그리고 요새 아래 위치한 판타나사 수도원 역시도 멋지다. 작은 성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지붕과 건물 표면의 색감이 아름답다.

 

 

그리고 그리스 미학 기행의 대미를 장식한 곳은 바로 산토리니다. 개인적으로 그리스하면 왠지 모르게 파란색과 흰색의 대비와 조화가 떠오른다. 오래 전 유명 이온 음료 광고에서 맨처음 접한 파란색과 흰색의 공간이 그리스의 산토리니라는 것을 알고 그리스에 환상을 키워 왔던 것 같다.

 

 

온통 푸른색과 흰색 천지다. 순백의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바다의 푸르름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동시에 알게 해주는 곳이 산토리니가 아닐까 싶다. 바다를 접한 산자락을 따라 아래로 쭉 이어진 집들은 흰색이여서 오히려 바다와 잘 어울리는 듯하면서 서로를 더욱 빛내주고 있는 것 같다.

 

미로같기도 하고, 모든 집들이 모두 연결되어 있는 것 같기도 한 집들이 군락을 지어 모여있는 모습은 자연과 인간의 합심해서 만들어선 최고의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그리스의 다른 곳들도 멋지다. 그건 현재 그리스가 겪는 경제 상황과는 상관없이 영원불변할 진실이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산토리니는 비교할 수 없는 자유가 느껴지는 곳이여서 가장 끌리는 곳임에 틀림없다.

 

산토리니의 아름다운 모습을 담은 사진이 제법 수록되어 있어서 그리스 미학 기행을 행복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던 아름다고 예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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