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해, 왕이 된 남자
이주호.황조윤 지음 / 걷는나무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최근 극장가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가 바로 이병헌, 유승룡 주연의 '광해, 왕이 된 남자'일 것이다. 전체적으로 평이 좋은 영화를 보지 못한 나에게 영화는 어떤 결말을 보여주는 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조선판 왕자와 거지를 어쩜 이리도 잘 만들어 냈는지 모르겠다. 물론 왕자와 거지에서는 왕자가 자리를 스스로 내려놓은 것이고, 이 책의 경우엔 타의적으로 어쩔 수 없이 된 경우이지만 말이다.

 

허구일테다. 하지만 진짜 아닌가 싶게 느껴진다.『조선왕조실록』광해군 8년, 1616년 2월 28일 기록에는 이런 말이 남아 있는 “숨겨야 할 일들은 조보(朝報)에 내지 말라.”에서 시작된 이 책은 그 배경이나 인물, 역사적 사건들이 잘 어울어져 허구가 아닌 사실처럼 느껴질 정도이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내가 교과서를 통해서 배운 광해군은 폭군에서 천륜을 버린 극악무도한 왕이였다. 영창대군과 인목대비에 관한 사건들에서 우리는 그가 연산군에 버금가는 인물로 배웠던 것이다. 하지만 과연 그는 우리에게 알려진 대로의 인물이였을까?

 

책을 읽다 보면 항상 독살의 공포에 시달렸던 광해군의 모습이 나오고, 그러한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하선이라는 자신과 닮은 인물을 내세우는 모습에서 그 당시 광해군의 심리가 어떠했을지를 알 수 있다. 또한 또 다른 왕 하선의 눈을 통해서 조선 정치판을 적나라하게 묘사되는데 그런 것들을 보면 광해군이 결코 쉬운 상황은 아니였겠구나 싶어진다. 우리가 아는 것처럼 그렇게 나쁜 왕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에 대한 제대로된 역사적 평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엔 비록 왕의 대역으로 궁궐에 들어온 하선이지만 광해군이 쓰러지면서 허균이 알려준대로 왕 노릇을 하다가 진짜 왕으로 거듭나는 모습에서 우리는 이 시대 우리가 바라는 우리들 리더의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문득 영화는 '광해, 왕이 된 남자'를 어떻게 그려내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