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끝날 무렵의 라 트라비아타
이부키 유키 지음, 김해용 옮김 / 예담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아주 우연한 기회에 읽게 된 『49일의 레시피』는 일본의 장례 문화를 대표한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 가족 특유의 어머니를 기리는 모습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던 책이였다. 슬픔 묻어나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행복하다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던 아이러니한 작품이기도 하다.

 

그런 작품을 쓴 작가가 바로 이 책의 저자라고 한다. 일본 소설을 많이 읽는데도 정말 유명한 몇몇 작가를 제외하고는 작가의 이름과 작품을 매치하기가 아직은 어렵게 느껴진다. 『49일의 레시피』이라는 내용을 읽기 전까지는 두 작품의 작가가 같다는 것을 연결짓지 못했으니 말이다.

 

일단 표지가 너무 좋다. 일본 소설의 경우 추리 소설과 같은 미스터리한 이야기가 아니면 잔잔한 사랑 이야기, 완전 코믹한 이야기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이 책은 그중에서 잔잔한 사랑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요즘은 초혼 연령이 높아지다 보니 꽤 나이가 많은(사회적 통념이나 타이들의 주관적인 시점에서 볼때) 커플들의 연애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어 볼 수가 있는데 이 책에 나오는 두 남녀도 서른 아홉이라는 결코 적지 않은 나이에 사랑을 한다.

 

10대의 사랑이나 20대의 사랑과 서른 아홉의 사랑은 분명 극명한 차이가 있을 것이고, 그 나이대만이 간직한 사람의 모습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과연 그런 사랑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

 

t『49일의 레시피』사람은 살아가면서 누구든지 마음의 상처 하나쯤은 안고 살아간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아픔을 겪기도 하고, 사랑하는 이로부터 배신의 상처를 받기도 한다. 그 가운데에 서른 아홉 동갑내기 테쓰지와 키미코가 있다. 두 사람 모두 가족 중 누군가를 잃어 보았고, 테쓰지는 아내의 불륜으로 상처를 입기도 했다.

 

그것만 아니면 사회적, 경제적으로 너무나 다른 삶을 살았을  테쓰지와 키미코는 바닷가 마을 미와시에서 서로의 상처를 달려고 치유해간다. 어찌보면 두 사람의 교류는 통속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비슷한 아픔을 간직한 두 사람이 여름 동안 서로 다른 모습에서도 상처를 치유해주는 모습은 굳이 세상의 잣대로 재고 싶지는 않아진다.

 

마치 한 여름 밤의 꿈과 같은 이야기는 세상을 어느 정도 살아 온 이들이 지녔음직한 상처와 아픔과 함께 어울어져 자극적이지도 않고 뻔하지도 않아서 좋은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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