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 : 두 번째 아이는 사라진다 문학동네 청소년 13
방미진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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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괴담이라는 영화가 성공을 거두면서 본격적으로 괴담에 대한 이야기를 영화화 하거나 아니면 책의 소재로 많이 사용했었는데 이 책은 그러한 괴담을 말 그대로 괴담이라는 제목으로 전면 부각하고 있다.

 

"두 번째 아이는 사라진다"

 

왜 하필 두 번째 아이일까? 보통은 일등이나 첫번째라는 존재가 사라져야 괴담이 아닌가 말이다. 1등을 시기하는 만년 2등이 1등을 없애 버리는 이야기여야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괴담에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책은 "두 번째 아이"라는 묘한 늬앙스를 전하고 있다.

 

예고가 아닌 일반고에서 성악을 전공하는 세 여자 아이 인주, 지연, 연두가 있다. 인주는 천부적인 재능을 가졌지만 집안형편이 어렵고, 연두는 뛰어난 재능에 그보다 더 뛰어난 미모를 지녔다. 그리고 지연의 경우 화려한 배경의 집안과 나름대로 천부적인 절대음감을 지녔다고 볼 수 있겠다.

 

인주가 죽기전까지 지연과 연두는 모종의 합의체였다. 음악선생님 경님의 총애를 받는 인주를 견제하는 동시에 왕따를 시키는 두 사람이다. 하지만 인주가 죽고 난후 둘의 사이는 경쟁자가 된다. 어느날 갑자기 등교길에 자살한 인주를 둘러싸고 지연에 대한 음모론이 퍼지고, 연두는 그 상황을 교묘히 이용한다.

 

'연못 위에서 첫 번째 아이와 두 번째 아이가 사진이 찍히면 두 번째 아이가 사라진다'는 학교에 전해져 내려오는 괴담에 얽힌 인주, 지연, 연두, 연지 그리고 요한과 치한, 보영과 미래까지. 하나둘 사라지지만 사라진 이후에는 아무도 그 존재를 기억하지 못한다. 사라지게 한 그 사람 외에는.

 

질투에서건, 증오에서건 그 어떤 것이든 욕망을 가진 첫번째 아이와 두번째 아이, 그리고 카메라까지, 꼭짓점들이 모여서 삼각형을 만들고 그 일시적이고 특수한 공간 안에서 꼭짓점 중 하나는 욕망을 이루기 위한 먹잇감, 즉 제물이 되는 것이다.

 

'더 미워하는 쪽이 두 번째 아이'라는 말처럼 욕망이 지나쳐 증오와 미움으로 변하는 순간 누구라도 두번째 아이가 될 수 있다는 지극히 상대적인 의미를 가진 괴담. 그 괴담의 주인공이 되는 순간 결코 그 유혹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음을 이 책은 이야기한다.

 

누구에게나 욕망은 있다. 하지만 그 욕망이 지나쳐 증오가 되는 순간 그 자신이 바로 두 번째 아이가 될 수도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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