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게이라서 행복하다 - 김조광수 감독의 영화와 성 소수자 인권운동
김조광수.김도혜 지음 / 알마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미국 드라마 섹스 앤드 시티를 보면서 많은 여성들이 4명의 여자 주인공들의 삶을 흥미롭게 지켜보며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도 부러웠던 것은 바로 게이친구다. 게이를 비하하자는 말이 아니다.

 

캐리에겐 여자친구 3명과는 또다른 멋진 게이친구가 있었다. 여자친구와는 교감할 수 없는 감정들을 공유하면서 또다른 우정을 쌓아가는 모습이 부러웠다. 미국 드라마 속에서는 다양한 캐릭터가 나오는데 게이라는 존재도 하나의 캐릭터가 아닌가 싶다.

 

그만큼 그 나라에서는 게이라는 존재가 더이상 쉬쉬할만한 사항이 아닌듯 하다. 물론 아직까지 사회적으로 게이라는 존재가 보통의 남녀와 같이 똑같은 대접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 어디에서나 무리와 다른 개체는 경계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대부분은 비주류, 소수의 약자 대접을 받으니까 말이다.

 

외국도 이럴진데 우리나라는 과연 어떨까? 사회적으로 의식수준이 상당히 개방되었다고는 하니 여전히 그부분에 대해서는 지극히 보수적이다. 몇 년전 한 연예인이 커밍아웃을 한 뒤로 공중파에서는 거의 볼 수 없게 되었다.

 

비단 연예인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보통의 사람들 중에서도 자신이 게이인 경우가 있을텐데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존재라는 생각에 자신의 성정체성에 혼란을 겪거나 고통받으면서도 누구에게 속 시원히 털어 놓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 "나는 게이라서 행복하다"고 당당히 외치는 한 남자가 있다. 영화제작자이자 영화 감독인 김조광수 감독이 바로 주인공이다. 당당히 결혼식까지 올리겠다는 그의 모습은 언젠가 나도 보았다. 사회에서 약자로 비주류로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의 삶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이 책은 게이라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그가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보여준다.

 

자신과 같은 처지의 성 소수자 운동을 하는 그의 인생이야기가 담겨져 있는 이 책에서는 그러한 자신의 철학들이 모두 담겨져 있다. 그렇기에 단순히 게이에 대한 호기심으로 시작된 책읽기가 김조광수라는 한 인간에 대한 이해로 이어지는 것이다.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그가 게이라서 행복하다는 말에 이끌려 이 책을 선택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책을 읽다보면 단순히 호기심만으로 치부해 버리기엔 그가 행하는 행동들이 결코 가볍지만은 않게 느껴진다. 게이라고 해서 사람이 아닌 것이 아니듯 그저 남자와 여자라는 단순히 테우리를 벗어난다고 해서 그가 사회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사람들마다 살아가는 방식이 다르듯 김조광수 감독 역시도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간다고 생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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