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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과학논쟁 - 과학과 사회, 두 문화의 즐거운 만남을 상상하다
강윤재 지음 / 궁리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5여년 전 우리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은 사기극이 있었다. 이름하여 "황우석 사건"이 그것이다.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를 둘러싼 논란이 결국 사기 사건으로 번지며, 국민들의 신망과 황교수의 연구에 기대감을 갖고 있던 사람들에게 실망을 넘어 허탈함을 안겨준 사건이기도 하다.
그동안 과학이란 것은 그저 연구실에서 새로움을 창조하여 세상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키는데에만 주목하면 되었고, 일반인들도 과학이란 그들만의 전유물이라 여겼다. 하지만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서 그리고 점차 발생하는 과학 기술을 통한 사회 문제의 대두로 인하여 우리는 더이상 과학이 중립적일 수만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기는 바로 그런 이야기들을 다룬다. 과연 과학자란 사회적 책임으로부터 무관하며, 면제부를 받을 수 있는가에 대한 본격적인 논쟁부터 실제 과학자들의 열정과 노력으로 탄생한 과학 기술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들에 대해서까지 심도있게 논쟁을 펼치고 있다.
초반부에서 과학(자)과 사회의 관계, 과학(자)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면, 중반부에서는 역사 속의 유명했던 과학논쟁을 다루고 있다.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갈릴레오와 종교계의 논쟁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도 읽어 볼 수 있다.
그리고 후반부에서는 현대사회에서 뜨거운 감자라 불릴만한 과학논쟁들이 나온다. 최근 일본의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전세계적 화두로 떠오른 원자력에너지에 대한 논쟁에서부터 가히 농업혁명이라고까지 불리던 유전자변형식품에 대한 논쟁, 과학발전으로 위기가 가해지고 있는 세계 기후에 이르기까지 어디하나 쉬우면서 가벼운 논쟁이 없다. 하지만 그만큼 전세계적이자 현대적이자 나와 내 아이들의 미래가 함께 걸린 논쟁이라는 점에서 확실히 읽어 볼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과학자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지 간에 나는 개인적으로 과학자 역시 그 기술의 사용으로 인한 2차적 효과에 대해서 결코 면죄부를 받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이 개발한 과학기술의 결과를 누구도 예측할 수는 없겠지만 결코 그 책임으로부터까지 면피를 할 수는 없다고 본다.
더이상 과학은 연구실 속의 전시물이 아니며, 과학자 그들만의 성과물도 아니다. 이미 과학은 사회를 만났으며, 둘은 결코 뗄래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된 것이다. 둘 사이가 동지든, 적이든지 간에 이미 그들은 서로의 이해관계와 필요관계를 인식했고, 실행단계에 들어 간 것이다. 그예로 우리들의 일상 속 곳곳에서 과학은 자리를 잡고 있고, 더이상 과학이 존재하지 않는 모습은 상상할 수도 없다. 뿐만 아니라 과학이 퇴보하거나 이 상태로 머물러 있는 다는 것또한 상상할 수 없다.
누군가 예측하지 않아도 과학은 분명 지금보다 더욱 발전할 것이고 그 사회적 영향과 책임의 영역도 점차 높아질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렇기에 과학은 사회에서의 책임에 대한 명분도 스스로 높여야 할 것이다. 좀더 나은 세상을 바라며 오늘도 연구실에서 자신의 청춘과 열정을 쏟아 부으며 과학 기술 개발에 몰두하는 모든 과학자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그들의 꿈과 열정과 땀이 베인 과학이 사회의 악의 축이 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이러한 논쟁들이 그저 탁상공론에 머무르는 일회성의 논쟁이 아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