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 - 행복의 중심
울리히 슈나벨 지음, 김희상 옮김 / 걷는나무 / 201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책 표지와 휴식이라는 제목은 정말 기가 막히게 잘 어울린다.

여러 매체를 통해서 소개된 글을 보고 상당한 기대감을 가지고 보았다.

하지만 총 6장에 걸친 휴식에 대한 이야기 중 정말 괜찮았던 부분은 5장과 6장이다. 대중지의 과학 전문 기자다운 글솜씨를 부려도 너무 부렸다.

현대인의 바쁜 일상과 좀처럼 제대로 쉬지 못하는 삶에 진정한 휴식의 의미와 가치를 일깨움과 동시에 휴식을 실현하도록 돕겠다는 의미있는 뜻은 전반부의 과학스러운 논거들에 의해 빛이 오히려 퇴색한 느낌이다.

휴식이라는 책의 제목만 보고서 참 편안하게 읽어도 좋겠구나 싶었다.

하지만 4장에 걸친 이야기는 왜 그리 지루한지 모르겠다. 휴식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점은 모두가 공감한다. 그런 점을 거의 책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분량에 걸쳐서 굳이 장황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었을까?

작가 정신이라고 보기 보단 오히려 이 책에서는 저자의 과학 전문 기자 정신이 투철이 반영된 것 같아 난 오히려 아쉬웠다.

휴식하기 위해 읽었던 책에서 오히려 스트레스와 피로를 느끼는 아이러니함이라니...

3장과 4장 사이의 <위대한 게으름뱅이의 갤러리>에 나오는 여러 유명인사들의 휴식 사례들은 적당히 읽어 볼 만 했다.

하지만 그 내용이 너무 많이 차지한다는 느낌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책을 읽어 보면 작가가 휴식이라는 주제로 글을 쓰기 위해서 부단히도 많은 자료들을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글을 써내려 갔다는 것은 느낄 수 있었으나 한편으로는 신문의 과학 섹션의 칼럼을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다.

그나마 5, 6장에 걸친 본론은 읽을만 하다.

5,6장에서는 본격적으로 자신에 대한 진단과 함께 휴식을 갖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들이 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휴식을 찾기 위해서, 그리고 그런 휴식을 갖기 위해 자신의 현 상황을 변화시키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임을 제시함과 동시에 그에 대한 자세한 방법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과거에 비해 과학기술, 정보 발달 등으로 인해서 인간은 이전보다 많은 여유 시간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휴식 시간이 줄어든 것은 늘어난 시간에 비례해서 그에 대한 욕구와 담당해야 할 업무 또한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보고 있다.

그렇기에 이러한 상황에서 자신에게 여유로움을 주는 방법과 함께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지내는 것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하지만 전반적인 글의 흐름을 본다면 약간의 체계성은 떨어지는 느낌이다. 각 장마다 조금씩 휴식에 대한 방법이나 그 효과 등이 제시되면서도 결론은 끝에 가서 나온다. 처음 도입부나 중반부는 글의 흐름상 휴식의 필요성이나 왜 휴식을 제대로 취하지 못하는 지에 대한 중점적인 얘기가 있어야 할 것인데, 이 책은 어쩐지 서두와 결론이 지속적으로 섞여 있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어찌보면 지극히 결론이 예상되는 당연한 얘기를 참 어렵고도 길게 얘기하는 것도 능력이구나 싶다.

하지만 진짜 재주를 가진 사람은 당연한 얘기를 독자로 하여금 감동받게 서술하는 사람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갖게 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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