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사랑은 내게 오고 갔다
조엘 매거리 지음, 정지현 옮김 / 시그마북스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강박장애는 불안장애의 하나로서, 반복적이고 원하지 않는 강박적 사고(obsession)와 강박적 행동(compulsion)을 특징으로 하는 정신질환이다. 잦은 손 씻기(hand washing), 숫자 세기(counting), 확인하기(checking), 청소하기(cleaning) 등과 같은 행동을 반복적으로 함으로써 강박적 사고를 막거나 그 생각을 머리에서 지우려고 하는 경우가 흔하다. 그러나 이런 행동은 일시적인 편안함을 제공할 뿐 결과적으로 불안을 증가시킨다.  제공

조엘은 강박장애 환자이다. 그에게는 7년간 함께 사랑을 나눠온 페니가 있다. 하지만 페니와의 사이가 소원했던 시절 그가 저널리스트들끼리 홍콩 여행을 간 날 그곳에서 만난 호텔 메이드 직원 므헬리와 함께 관계를 맺고 난 후 그녀가 자신의 아이를 낳았을 거라는 강박장애에 시달리게 된다.
그는 그전에도 여러가지 강박장애에 시달렸다.
가령 어려운 아픈 사람이나 어려운 상황에 있는 사람을 그냥 지나치면 자신이 도와주지 않아서 그 사람이 결국에 죽게 된다거나 더 아프게 된다거나 최악의 상황이 될 거라는 지나친 망상에 시달리는 것이다.
그러면서 조엘 자신의 내부에선 치열한 싸움이 벌어진다.
가령 이런 식이다.
"도와주어야 한다. 아니다 자신이 아니여도 누군가는 도와 줄거다. 내가 이런 문제에 처한 모든 사람을 도와줄 수는 없지 않는가."  등등...
사실 홍콩을 떠나오기 전 므헬리로 부터 의학적 진단을 통해 임신이 될 가능성이 전혀 없음을 알고 호주로 돌아 오지만 그의 강박장애는 자신이 확인하지 못하는 이유로 인해서 점점 그의 정신을 갉아 먹게 된다.
므헬리가 아이를 원했던 일과 사후 피임약을 먹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더 나아가 그의 필리핀 아기가 지금쯤 지구 반대편에서 자라고 있을 거라는 망상의 수준까지 가게 된것이다.
그는 이런 강박장애로 인해서 정신과 치료까지 받게 되고, 치료의 일환으로 사랑하는 페니를 떠나 2여년간의 세계여행을 계획한다.
이별을 아쉬워하는 페니를 뒤로하고 그는 미국, 캐나다, 남미, 유럽, 아프리카까지 돌아 다니며, 여행을 하고, 강박장애로 부터 자유를 얻기 위해 노력한다.
그 사이사이 여행지에서 겪게 되는 갖가지 고비와 추억들을 간직하면서 그는 어느 정도 나아지는 것 같아 보인다.
그리고 결국엔 자신에겐 페니 밖에 없음을 깨닫고 그녀에게 청혼하지만 이미 늦은 상태다. 
페니는 함께 비정부기구에서 일하던 이란 남자와 결혼한다.
조엘은 뒤늦게 페니가 진정으로 원한건 바로 자신이였음을 깨닫게 된다.
그가 강박장애로 누군가에게 얽매이는 것조차 힘들어 하던 순간에도 그의 곁을 지키면서 사랑을 주었던 페니는 완전한 조엘의 사랑만을 원했던 것이다.
강박장애로 인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조차 제대로 깨닫지 못했던 조엘은 일련의 여행을 통해서 그 여행의 막바지에 이렇게 단순한 사실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비록 그녀와의 사랑은 완성되지 못했지만 그는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 설계를 하게 되고, 필리핀 아기에 대한 존재에 대해서도 그 강박증이 다소 누르러짐을 느낀다.
그는 여전히 노력중이고, 증상을 엷어지고 있는 셈이다.
무수히 손씻기를 반복하고, 잠근 문과 가스 밸브를 계속 확인하는 등의 행동도 역시 강박장애다. 아닌 듯해도 현대인의 꽤 많은 숫자가 자신도 모르는 강박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너무 자유로워졌기에 오히려 쏟아지는 자유로 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조엘은 강박장애라는 굴레에 갇혀 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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