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교과서를 믿지 마라! - 아이들과 교사를 바보로 만드는 초등 교과서의 비밀
초등교육과정연구모임 지음 / 바다출판사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읽으려는 인연이였을까?
이 책을 알기 얼마전 퇴근한 남편이 갑자기 초등학교 교과서 내용을 말한다.
초등학교 수학 문제 중에 21÷3 = 7 에 대해서 왜 그런지 3가지 방법으로 설명하라는 것이다.
이건 뭥미??
그러면서 남편은 내게 말한다. 수학이 왜 수학이냐고. 식에 맞춰 계산한 다음 답이 딱 떨어지는 그게 수학이지, 애들이 수학자가 될 것도 아닌데 그걸 왜 3가지나 되는 방법으로 굳이 설명을 하고 있어야 하느냐고 말이다.
도대체가 생각이라고 하는 것들이 다 왜 그 모양이냐고 분개한다.
아이들을 키우는 미래의 학부모로서 그냥 흘려 듣기가 힘든 일이다.
그리고 얼마후 뉴스에 나왔다.
아마 본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 어마어마한 문제를 말이다.
다음은 그 방송 내용과 같은 신문 기사를 실어 보았다.
한번 풀어 보시라.
어른들도 못푸는 초등학교 수학 교과서
수영이의 비밀 금고를 열기 위해서는 암호를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암호를 쓴 종이가 더러워져서 숫자가 지워졌습니다.
암호는 세 자릿수 다섯 개이고 이 수들은 가장 작은 수부터 70씩 뛰어 세기를 한 것입니다'라는 문제가 있다.
종이에는 '3○○-○○7-4○○-○○57-○○○'라고 쓰여 있다.
이 빈칸을 채워야 하는 문제이다.
한번 고민해 보길 바란다.
정답은 347-417-487-557-627이다. 쉽게 단번에 풀 수 있었는가?
이 문제는 놀랍게도 초등학교 2학년 1학기 수학익힘책 1단원에 나온다.
송민수 생글기자(대전 지족고 2년) md001@naver.com / 입력: 2011-04-22 11:41
방송에서는 대학생들에게 이 문제를 풀어보게 한 뒤 그 소감을 묻고 이 문제가 초등학교 학생들이 배우는 내용이라고 말한뒤 그 느낌을 묻는 것이 전파를 탄다.
참나, 어이가 없어서.
초등학교 6학년도 힘들겠구만 이걸 초등학교 2학년이 풀 수 있을 거라고 낸 것인지, 아니면 애들에게 창의력을 심어주기 이전에 좌절감을 맛보게 하길 원했단 말인가.
이런 상황에서 정말 인연처럼 [교과서를 믿지 마라!] 라는 책을 읽어 볼 기회가 생겼다.
먼저 이 책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부터 소개하는 것이 맞겠다.
1부에서는 각 학년별 교과서가 어떤 문제점을 갖고 있는지 과목별로 알아보았다. 정해진 분량이 너무 많지는 않은지, 내용 수준이 과연 학년 수준에 적당한지를 먼저 살펴보았고, 아이들의 성장 발달에 도움을 주는 내용인지, 오히려 힘들게 하는 건 아닌지도 고민해 보았다.(p.11)
2부에서는 아이들에게 가장 큰 학습 부담을 주고 있으며 사교육비 지출도 많은 수학, 영어 교과 등의 교과서를 집중적으로 살펴보았다. 그중 음악과 미술 교과는 아이들의 일상생활과 연관이 많을 뿐만 아니라 정서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교과이기도 하므로 분석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이 교과들 또한 학년별로 교과 내용이 학년 수준에 맞는지, 교과 내용 간에 연계성은 있는지, 내용이 중복되거나 같은 현상을 교과별로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다음으로 교과 전체 내용이 학생 수준을 고려했는지와 교과 자체의 체계가 제대로 잡혔는지, 개념이나 제시방식이 적합한지를 살펴보았다.(p.11~12)
3부에서는 왜 총등학교 교과서가 이렇게 구성될 수 밖에 없었는지, 누가 어떻게 교과서를 이렇게 만들었는지 그 원인을 짚어 보았다. 특히 <오마이뉴스>에 실었다가 학부모들의 관심을 많이 받았던 기사를 중심으로, 교과서의 밑바탕이 되는 초등학교 교육과정이나 교과서를 만드는 과정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아 보았다.(p.12)
여기에 자세하게 각각의 내용을 살펴보자면 1부는 <아이들과 교사를 바보로 만드는 교과서의 비밀> 이라는 주제 아래, 1~3학년까지는 크게 국어, 수학 교과서상의 문제점들을 실제 교과서에 실린 문제를 이미지로 함께 실어서 말하고 있으며, 4학년은 국어, 수학, 사회, 과학 교과서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특히 5~6학년은 새교과서를 2월에 개학하고서야 받아 볼 수 있어서 저자들 자신들도 책에 대해 사실상 연구할 시간이 없어서 어떻게 바뀌었는지 대략적인 내용만 언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1부에서는 아래에서도 보아 알 수 있듯이 각학년별 아이들의 특성을 실어서 아이들을 발달과정에 따른 학교 생활과 교우관계, 성격 등 아이 전반에 대한 부모의 지도에 어드바이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동시에 부모 도움 주기 각 학년별 주요 과목에 대해서 부모들이 할 수 있는 교육 길라잡이 역할을 하고 있어서 초등학생을 둔 부모에게 실질적으로 많은 도움이 될 듯 하다.
2부에서는 <사교육과 학습 부진아를 조장하는 교과서의 비밀> 타이틀 아래 사교육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수학, 영어, 음악, 미술 교과서에 대해서 실제 교과서 내용을 예시로 들어가면서 문제점들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과 함께 그렇다면 실제로는 교과서가 지향해야 할 올바른 목표는 무엇인지에 대해 저자들이 ○○ 교과에 바란다 는 주제로 아이들의 특성과 발달과정 현 시점에 맞게 주장하고 있다. 덧붙여 1부에서와 마찬가지로 부모 도움 주기 통해서 수학, 영어, 음악, 미술 교육에 대한 적절한 어드바이스를 제공한다.
다음은 읽으면서 가장 어이없고, 화가나는 대목이기도 한 3부 <엉터리 교과서 탄생의 비밀> 이다.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교육은 백년대계라는데 도대체가 초등교과의 문제에 대해 통합적으로 다루는 부서나 담장자가 없다는 것이 가장 어이가 없었고, 교과서의 내용을 집필하는 데 있어서 각 학년, 한 학년 내에서도 각 파트별 집필자들간의 상호 교류가 현실적으로 일어나지 않으며, 총제적인 책임자가 없다는 것과 실제 교육 현장에 대한 이해의 부족과 이로 인해 전혀 아이들의 발달과정이나 각 교과서간의 연계, 관련성이 고려되지 않는 다는 점이다.
거기다가 놀라운 사실은 2014년에 교과서가 또 바뀐다는 것이다.
업그레이드를 통한 변화라면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현재의 문제점들이 산재한 가운데 점점 더 다운그레이드화 되는 퇴보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이전까지 다룬 적이 없는 초등교과서를 무릎팍 도사보다 더 열심히, 낱낱이 샅샅이 파헤치고 있다. 초등교과서를 전부 다 본게 아니라면 감히 자신있게 문제점들을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자세하게 파헤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이전 교과서와 다른 학년 교과서와의 비교, 선진국 교과서나 교육에 대한 비교 및 그에 걸맞는 자료들까지 대단하다 싶다.
시중의 책들 중에는 독자들의 관심과 선택을 위해 다소 과정되게 제목을 붙이고 있는 책들이 간혹 있다.
이 책도 분명 그 제목만 보면 상당히, 오히려 그 어떤 책들보다 반항적인 분위기가 풍긴다.
하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 보면 제목이 왜 [교과서를 믿지 마라!] 인지 200% 공감하게 될 것이다.
그동안 고등학교 교육정책 등에 밀려 다소 그 관심도가 낮았던 초등교과서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될 것이며, 나아가 우리 아이들이 공부가 힘들다 하소연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그냥 하는 투정이 아님을 알게 될 것이다.
이 책을 보면서 생각했다. 이 담에 내 아이들이 입학하게 되면 책을 2권씩 사서 나도 같이 다시 공부해야 하는 게 좋겠구나.
이러다가는 아이가 묻는 질문에 입도 뻥끗 못할 수도 있겠다 싶다.
참 대단한 나라다.
고3 수험생이 있는 집은 엄마까지 고3으로 만들더니, 이젠 초등학교 아이의 공부를 위해 다닌지 20년이 넘어가는 초등학교 교과서를 들게 하는 나라니 말이다.
"교과서를 만든 연구자와 집필자들에게 직무유기라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