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법추리
이가라시 리쓰토 지음, 허하나 옮김 / 폭스코너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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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유희』를 통해  제62회 메피스토상 만장일치 수상을 시작으로, 그해 〈주간문춘 미스터리 베스트10〉 4위, 〈미스터리가 읽고 싶다!〉 3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3위에 오른 바 있는 이가라시 리쓰토의 작품 『육법추리』는 법대 출신의 사법고시 합격 후 현직 변호사로도 활동중인 작가가 썼다는 점에서 법률적 판단과 해석을 추리에 접목하여 법정 스릴러나 법률 미스터리 등을 좋아하는 독자에게는 신작이 기대되는 작가일 것이다. 

특히나 이번 작품은 연작소설로 가잔 대학교 법률 동아리인 ‘무료 법률 상담소’, 일명‘무법률’은 유일한 멤버이기도 한 법학부 4학년생인 고조 유키나리가 교내 학생들이 관여된 미스터리한 사건을 냉철한 법률 지식으로 풀어가는 이야기다. 

그는 판사인 아버지, 변호사인 어머니, 검사인 형을 둔 법조인 집안 출신으로 자신도 법대에 오긴 했지만 아직까지는 방청객 정도의 포지션이라고 말하며 과연 자신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유예기간이라고 생각한다. 
일명 세미나 그룹이지만 점차 사람들이 빠지고 이제는 혼자 남아 무법률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학내는 축제인 종언제로 떠들석하고 그런 분위기 속에서 벗어나 조금은 조용한 공간이 무법률의 세미나실에 도가 가린이라는 경제학부 3학년생이 찾아온다. 

처음 도가가 가져 온 사건은 문어가 들어있지 않은 다코야키였고 고조는 이를 오롯이 법률적으로만 판단을 해주는데 사실 도가에게는 이것이 진짜 자신이 맡길 사건에 대한 고조의 평판을 테스트 해보고자 하는 것이였다. 

이후 도가가 진짜 이야기하고 싶은 미스터리는 악의를 가진 사건. 방세가 저렴한 자신의 자취방에 들리는 기괴한 소리와 여러 현상들, 그 현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경제학부 여자 선배의 죽음과 그녀가 자살 직전 출산한 것으로 짐작되는 아기의 행방불명을 둘러싼 도가와 고조의 미스터리 추적이 시작된다.(「육법추리」)

그런데 첫 이야기인 「육법추리」에서는 고조보다 왠지 도가가 더 활약하는 느낌이라 조금 아쉽게 느껴졌던것 같다. 하지만 이후 등장하는 이야기를 보면 이것은 결국 셜롬 홈즈와 왓슨 콤비의 만남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이외에도 가잔대학교의 학우들이 겪는다는 설정이긴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도 문제가 되고 있는 사건들이 등장한다는 점이 굉장히 인상적인데 리벤지 포르노 문제라든가 방화사건은 물론 독친 문제에 커닝 사건까지 현실감있는 소재들이라 더욱 범인 찾기와 동기에 주목해서 보게 된다. 

특히나 다소 버릇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은근히 사회성 부족해 보이는 고조를 대신하는 친화력을 보이는 도가 콤비가 보여주는 티키타카는 스토리 진행에 속도감을 부여함과 동시에 사건 해결(미스터리 추리)에 있어도 부연 설명의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여기에 각 사건들 사이에 등장하는 '막간'에서는 법률 기계로 불리며 법률가 집안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어려워했던 고조가 조금씩 인간적 성장과 함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사건 해결과는 별도의 재미를 선사하기에 따로 떼어내어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는 것도 좋았던 작품이다. 

고조와 도가의 콤비 플레이가 시리즈로 출간되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어떻게 보면 그 버전이 『법정유희』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어서 실제로 시리즈화 될지는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독자의 바람이라면 2편 정도는 더 나와도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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