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가게 글월
백승연(스토리플러스) 지음 / 텍스티(TXTY)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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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티에서 출간된 『수상한 한의원』을 상당히 재미있게 읽었고 책장을 덮자마자 후속작을 곧 볼 수 있기를 바랄 정도였다. 그래서인지 텍스티의 두 번째 장편소설이라고 하는 『편지 가게 글월』 역시 너무 궁금했다. 게다가 이 책은 해외 진출로도 화제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랬다.

예전에 유퀴즈에서 사람들의 보낸 편지에 답장을 써주시는 분이 나왔던 기억이 난다. 힘들고 어려운 순간, 위로받고 싶고 응원받고 싶은 그 순간들에 가족도 친인척도 아닌 타인이 진심을 다해 답장을 써준다면 설령 얼굴을 모르는 이의 답장이라도 그 편지는 평생을 간직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작품은 바로 그런 이야기로 실제로 서울의 연희동과 성수점에서 운영중이라고 하는 편지가게 글월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고 한다. 답장을 받아야 하니 익명이라곤 할 순 없지만 적어도 공개 편지니 아니니 마음 속 답장을 받고 싶은 이야기를 보내볼까 싶은 생각이 들었던 이유도 이제는 사라져버린 펜팔 서비스의 시스템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상대가 누군지 모르는 가운데 편지를 교환하는 펜팔 서비스, 어렸을 때 외국의 내 또래 아이와 편지를 교환했던 기억이 난다. 국제우편이니 오가는 데에만 한 달여 정도 걸렸는데 문득 그때 그 친구가 떠오르는 순간이였다. 

아무튼 이 펜팔 서비스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모르는 이에게 답장을 써야 한다. 그러니 아무런 편견없이 사연 자체에만 몰입할 수 있다는 점이 좋은것 같다. 내가 어릴 때만해도 방송국 사연도 편지로 보냈고 편지쓰기 대회 같은 것도 있었고 제법 우편으로 편지를 주고받고 했지만 이제 우편으로 받는 건 고지서가 전부이지 않을까? 군대도 인터넷에 올리면 출력을 해서 준다니 말이다.

편지 속엔 각자의 사연들이 등장한다. 누구도 재단할 수 없는 한 사람, 한 가족의 삶이 고스란히 묻어있기도 하다. 그중에서도 큰 뜻없이 시작했을 편지 가게 글월의 운영을 통해 효영은 조금씩 사람들을 이해하고 스스로도 성장해나간다. 

스무 통 정도의 편지는 실제 글월 연희점과 성수점을 내점한 손님들의 응모를 받아 선별한 것이라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좀더 몰입할 수 있었고 이제는 추억 속 한켠으로 남아버린 편지를 통해 글에 담긴 진심과 그 진심으로 위로 받을 수 있고 결국 그 위로 역시 사람에게서 오는 것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책이였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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