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상하고 평범한 부동산 가족
마민지 지음 / 클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러가지 재테크(를 비장한 투자 내지는 투기든) 방법이 새롭게 등장해도 우리나라에서 부동산만큼 소위 먹히는게 없는게 현실이다. 오죽하면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우스개소리가 다 있겠는가. 꼬마 빌딩이라도 사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러니 살집은 오죽할까. 집은 많지만 정작 내가 살 집은 없다는 웃픈 이야기. 서울에서 집 한채 사려면 월급을 한 푼도 안쓰고 30년 가까이 모아야 한다는 말을 들은지도 언제부터인지 알 수 없는데 놀라운 점은 그 기간이 점점 늘어나는것 같다는...

 

투자나 재테크를 목적으로 집을 사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래도 평생 내가 살 집 한 채는 있어야지 하는 생각을 지난 정부 끄트머리에 소위 영끌까지 해가며 대출을 받았던 사람들의 곡소리가 난다는 요즘, 그래도 집에 대한 관심사는 어쩌면 그래서 더 커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 가운데 제14회 EBS 국제다큐영화제에서 한국 작품 최초로 대상을 수상작한 작품인 <버블 패밀리>의 바탕이 된 이야기가 바로 이번에 만나 볼 『나의 이상하고 평범한 부동산 가족』이다. 너무 생생핟 못해 적나라하게 펼쳐지는 이야기는 자신의 가족 이야기를 이렇게나 다 보여줘도 되나 싶은 생각마저 들게 하는데 무려 30년이라는 시간에 걸쳐서 한 가족이 부동산으로 인해 겪게 되는 흥망성회를 가감없이 담아낸 이 책은 저자인 동시에 영화로 제작한 감독이 바로 이 가족의 구성원이기도 한 일명 K-장녀다. 

 

흔히 사람들이 하는 착각이 자신은 그래도 중산층이다라는 생각이라고 하는데 막상 중산층의 기준을 꼼꼼하게 따진다면 정말 얼마나 될까 싶은 생각과 함께 저자의 이야기를 보면 내리막을 걷기 전 저자의 집안 풍경이나 사는 곳들을 보면 보통의 기준으론 중산층이였다는 말은 겸손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나름 사는 집처럼 보인다. 

 

그런 저자의 가족들에게도 그 시기의 냉혹함은 빗나가지 않는다. 아마도 많은 기업과 가정을 순식간에 무너지게 했던 바로 그 IMF다. IMF 속에 저자의 가족은 그녀의 표현대로라면 내려오는, 몰락의 순간을 경험하게 되는데 자신이 바라 본 시선에서의 이야기는 물론 부모님의 인터뷰도 함께 실려 있어 그 이야기가 더욱 생생하게 다가온다.

 

 

사실 이 즈음만 해도 자식은 구체적으로 부모나 집안의 경제상황에 대해 알지 못했던게 사실이다. 부모는 말을 하지 않았고 자식도 그걸 묻는 건 버릇 없는 행동이였기에 어렴풋이 집안의 분위기나 상황을 어린 마음에 짐작만 할 뿐이였다. 원래 안좋은 분위기는 더욱 감출 수 없는 탓이니.

 

그렇기에 저자 역시도 처음에는 정확히 어떤 상황인지알 수 없었지만 점차 커가면서 상황을 인지하게 되고 내리막과 가난의 굴레서 벗어나고자 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야말로 절대 무시해서는 안되는K-장녀의 저력이 보여지는 부분이다. 

 

특히 이 작품은 한 가족의 부동산을 둘러싼 흥망성쇠기라고도 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1980년대의 한국의 도시개발 계획과도 맞물려 개인의 이야기와 시대적 분위기까지 더해져 더욱 흥미로운 전개를 보여주는 에세이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다큐멘터리를 보진 못했는데 책을 보니 영화가 더욱 궁금해진 작품이기도 하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