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평화고등학교 테러 사건
서귤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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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흥미로운 설정의 작품이 바로 『삼국평화고등학교 테러 사건』이다. 여전히 왕실이 존재하는 나라도 많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왕실이 사라졌다. 한때 마지막 왕손이라는 분을 TV에서 본 적도 있고 또 소설과 영화 <덕혜옹주>의 화제로 우리나라의 왕실이 지금까지 있었다면 어떨까를 생각해본 적도 있는데 이 작품은 676년 신라의 삼국 통일이 존재하지 않는 가운데 21세기 대한민국이 여전히 삼국시대로 남아있다는 가정에서 시작되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삼국을 통일한 뒤 통일신라로 불렸지만 이 작품에서는 삼국이 평화협정을 통해 서로를 침략하지 않은 채 공존하고 있고 비무장지대도 있는데 바로 여기에 일종의 평화의 상징으로서 ‘삼국평화고등학교’가 설립된다. 

 

 

그런데 또 가만히 생각해보면 삼국에서 온 아이들이 이런 상징적인 공간에서 과연 잘 지낼 수 있을까 싶다. 그냥 학교도 학교폭력이다뭐다 해서 문제가 발생하는데 무려 서로를 침략하면서 그 나라를 멸망시키려고 했던 나라들의 아이들이 모인 공간이니 말이다. 

 

게다가 이 아이들은 소위 있는 집의 자녀들을 넘어 평화의 상징인 학교라는 점에서 주요 정재계 인사들의 자녀라는 점과 그들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는 입학이라는 점이 이 학교라는 공간이 평화의 상징이 아니라 권력과 전쟁의 각축장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 어딘가 모르게 아슬아슬한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그런 가운데 입학식 날 테러리스트들이 학교에 침입하고 졸지에 아이들은 그들의 인질이 되고 만다. 게다가 이들은 가야를 독립국으로 인정하라는 요구하를 하게 되는데 만약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매일 밤 7시마다 인질을 죽이겠다는 것이다. 

 


각자가 자기 나라에서는 귀한 집 자제들인데 특이하게도 그렇지 못한 한 아이가 교육청의 실수로 배정된다는 점이 작품의 한 포인트이며 이들이 자국의 문화나 제도 등을 이 작품 속에서도 보여준다는 점이 흥미로운 포인트이기도 하다.

 

역사에 만약은 없다지만 이 작품은 기발한 상상력 속에서 당시 고구려, 백제, 신라의 정치와 제도 그리고 문화가 자국에서 온 아이들을 통해 그려지며 그 와중에 목숨을 건 인질극의 발생과 가야의 독립국 인정이라는 요소까지 더해지면서 마치 삼국시대가 지금까지 이어진다면 어떨까하는 상상을 픽션으로 풀어낸 작품이라 잘 각색해서 영상화해도 상당히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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