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스파이 앙상블
이사카 고타로 지음, 강영혜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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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스파이 앙상블』은 국내에선 『사신 치바』, 『골든 슬럼버』등으로 잘 알려진 이사카 고타로 작가가 선보이는 음악소설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그동안 보아 온 작품들과 다른 느낌인듯 하면서도 또 그 내용을 보면 완전히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는 점에서 흥미로운데 무엇보다도 이 작품의 집필 과정이 꽤나 의미가 있는 것이 작가가 1년에 한 편씩 이야기를 썼고 그 이야기 7편을 엮어 한 권의 책으로 출간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국어판에만 세계 최초로 8년째 후일담이 수록되어 있다는 것인데 이는 일본에서조차 전자책에마 수록되어 있다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로 다가오는 작품이다.

 

그래서인지 작품 속 목차도 '일 년째'... '덤, 칠 년째 반년 후' 이런 식으로 쓰여져 있는데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어딘가 모르게 문제적 상황들 속에 놓여 있다. 그리고 각각의 이야기들이 이나와시로 호수를 배경으로 펼쳐진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스파이인 에이전트 하루토가 적에 잠입해서 필요한 정보를 빼내오게 되는데 그 적의 기지가 바로 이나와시로 호수에 위치해 있고 무사히 임무를 수행하고 탈출을 하는 과정에서 만나게 된 인물이 주변의 폭력으로부터 도망친 소년이다.

 

갈 곳이 없다는 소년의 말에 하루토는 소년을 쫓아오는 이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결국 자신의 탈출 비행기에 태워주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비행기는 엔진이 없다. 과연 이들은 각기 다른 적으로부터 도망칠 수 있을까?

 

여기에 묘하게도 여자친구에게 '엔진이 없다'는 말을 듣고 이후 이별을 통보받은 마쓰시마라는 대학생의 이야기도 등장하는데 그가 한밤중에 이별의 충격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향하는 곳도 이나와시로 호수다. 이 정도면 가히 사람을 부르는 호수인가 싶어지는데 이는 이사카 코타로가 대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장소를 등장시킴으로써 그곳에서 상처받은, 고통받는, 위기에 처한 사람들로 하여금 그 모든 것들로부터 벗어나 앞으로 나아가게 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점에서 작가가 작품을 통해 세상에 던질 수 있는 메시지는 문제의 고발, 사회와 인식의 변화는 물론 재생과 회복의 메시지도 가능하구나 싶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이 작품이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었던 사람들이 이나와시로 호수를 배경으로 그려내는 앙상블이라고 할 수 있는 이유는 작품 속에 음악이라는 또다른 주요 소재가 이나와시로 호수 못지 않게 작용을 하고 이들의 이야기가 한데 어울어져 각각의 이야기가 아닌 전체적으로 어울어짐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 않았나 싶다. 덤으로 주어지는 8년째 후일담도 충분히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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