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 - 도쿄, 불타오르다
오승호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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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교포 작가이기도 한 오승호(고 가쓰히로) 작가는 제61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으로 문학계에 데뷔를 했다. 그리고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폭탄』이란 작품으로 '2023년 미스터리가 읽고 싶다 1위 수상작가!'를 비롯해 '2023년 서점대상 4위!' 등에 선정되기도 했다는 점에서 화제성은 확실히 있어 보이는 작품이다. 


전작인 『라이언 블루』 역시 재미있게 읽어 본 바 이번 작품에 대한 기대감도 컸는데 그 소재가 도쿄를 무대로 한 연쇄 폭발 사건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총 3회, 이다음에는 한 시간 후에 폭발이 일어날 겁니다.”(p.21)

 

누군가 뜬금없이 이런 진실을 한다면 이걸 과연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게다가 이런 주장을 하는 남자는 폭발 사건과는 전혀 무관한 상해 사건으로 경찰에 붙잡혀 온 상태였고 차림새도 어리숙해서 전혀 신뢰감이 들지 않는다. 

 

그러나 스즈키 다고사쿠라는 남자의 예언 아닌 예언이 맞아 떨어지기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는다. 처음 그가 예고했던 것은 10시였고 경찰은 어쩌면 당연하게도 그 이야기를 한낱 술주정뱅이의 말장난 내지는 허언으로 치부하며 아무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그가 말한대로 실제로 폭발 사건이 발생하면서 사건을 전혀 다른 양상을 띄게 된다. 모두가 관심조차 없었을 그의 말에 이제 그 누구보다 주목하게 되는데 그는 실로 놀라운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총 3회의 폭발이 일어날 것이라는 것. 

 

스즈키의 예언대로라면 앞으로 발생할 총 3번의 폭발 사건 중 첫 번째 폭발이 이제 경우 한 시간 남았다. 과연 경찰은 이 연쇄 폭탄을 막을 수 있을까? 폭탄 테러를 추적하는 미스터리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이 작품은 극적인 긴장감과 함께 스릴러를 선사하지만 그속에 담긴 사회적 메시지는 우리로 하여금 이 책이 단순한 오락거리 이상으로 생각해보게 만든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있겠다.

 

연쇄 폭탄 살인마의 정체, 그의 목적을 추적하는 과정은 흥미롭게 진행되고 폭탄 테러를 예언했던 스즈키로부터 사건의 실마리를 알아내야 하는 경찰들은 그 대표격으로 기요미야라는 베테랑 형사를 배치한다. 그렇게 스즈키와 기요미야의 아홉 개의 꼬리라는 수상한 게임이 시작되고 그렇게 기요미야는 조금씩 폭탄이 터질 장소에 대한 힌트를 얻어가는데 그들의 대화 속에서 뜻하지 않는, 의외의 인물이 등장하게 된다. 

 

과연 이 인물의 등장은 이번 사건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하는 생각도 작품을 추리하는 과정에서 한 요소로 작용하고 무엇보다도 숨기려는 자와 찾으려는 자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펼쳐지는 두뇌 싸움과 심리 싸움은 이 작품의 묘미로 작용할 것이다. 

 

허술하다 못해 전혀 이런 엄청난 범죄와는 전혀 연관성이 없을 것 같았던 인물이 실제 폭탄의 폭발이 일어난 이후 새삼 그 이미지가 달라보임과 동시에 의외의 게임을 제안하면서 조금씩 힌트를 풀어내는 과정이나 사람의 심리를 교묘하게 조정하며 자신이 계획한 일을 착착 실행해가는 모습은 이 작품의 또다른 반전 아닌 반전이기도 하다.

 

누군가를 향한 분노, 저주 어린 불순한 마음을 가져보지 않은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어느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실제로 그런 마음을 실행에 옮긴다는 선택지는 없다고 봐야 한다. 작가는 바로 이런 내재된 욕망을 스즈키의 입을 통해 교묘히 건드림으로써 그와 대화를 나누는 경찰들과 이 책을 읽을 독자들의 말문이 막히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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