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약국의 딸들
박경리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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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작가 타계 15주년 기념 특별판으로 제작된 『김약국의 딸들』은 『토지』와 더불어 박경리 작가의 대표작으로 문학이 시대를 반영한다는 말이 무엇인가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무려 1962년 처음 출간된 작품이라고 하는데 나 역시도 학창시절 읽어 본 기억이 있다. 그런데 오래된 것인지 디테일한 내용들이 잘 기억나지 않던 차에 이렇게 기념작을 읽을 수 있어서 더욱 좋았던것 같다. 

 

작품의 주요 배경은 구한말부터 시작해 일제강점기까지를 담고 있다. 유교적 가치와 현대적 가치가 공존하던 시기, 그러면서 여전히 신분적인 차이도 존재했던 시대에 동양의 나폴리라 불리는 통영이라는 도시를 배경으로 약국을 운영하는 김봉제를 중심으로 그의 가족사가 담겨져 있지만 이는 곧 이 시대의 한 부분이라 할 만큼 특수하나 또 한편으로는 시대적 보편성을 보여주는 대목도 있어 흥미롭다.

 

 

봉제에겐 봉룡이라는 나이차가 나는 동생이 있다. 봉룡은 첫 번째 부인 일찍 죽었고 그에 대한 소문이 흉흉한 가운데 후처 숙정과 결혼 해서 성수라는 아들을 두었지만 그저 소문이 아니였던 것인지 아니면 숙정을 좋아했던 욱이 도령이 통영에 온 것이 비극이였던 것인지 결국 사달이 나고 만다. 

 

봉룡은 아내 숙정을 의심해 살인을 저지르고 숙정마저 스스로 목숨을 거두는데 결국 살인 후 달아난 봉룡의 부재까지 더해져 결국 성수는 봉제 부부가 키우게 된다. 이후 성수는 봉룡이 운영하던 약국을 물려받고 운영하며 한실댁과 결혼해 무려 딸 다섯을 두는데 이 시점이 바로 제목인 '김약국(성수)의 딸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한 가지에서 태어났지만 다섯 딸은 외모도 성격도 제각각이다. 게다가 가지많은 나무에 바람 잘날 없다더니 다섯 딸의 삶이 참 드라마틱하다. 그러다보니 통영에서 유지였던 김약국(여기서는 '김약국 家'라고 해야 할것 같다)을 완전히 무너지게 만드는 것 역시 이 딸들 중 하나라는 사실이다. 
 

 

부자가 망해도 3대를 간다는데 김약국 네는 그렇지 못했던것 같다. 시대적 과도기에 그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했던 탓도 있고 어떻게 보면 남겨진 유산을 제대로 관리할만한 인물이 없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집안의 몰락도 몰락이지만 딸들 역시 딱히 행복해 보이는 삶을 산 인물이 없는것 같아 참 안타깝기 그지없는데 또 어떻게 보면 자업자득인 면도 없지 않아 누굴 탓하기도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그나마 시대의 변화를 제대로 읽었다고 해야 할지, 가장 이성적인데다가 당시로서는 드물게 여자이지만 상경해서 공부를 하고 세상을 볼 줄 알았던 것일지도 모르지만 집안의 몰락과 가족들의 비탄에도 불구하고 본인은 새롭게 변화하는 시대에 걸맞는 인물로 성장했으니 한편으로는 대단하다 싶은 마음도 든다.

 

그저 신영성이라고 하기엔 부족한 현명한 인물이라고 봐도 좋을것 같다. 오랜만에 다시 만나 본 『김약국의 딸들』은 왜 박경리 작가의 대표작인가를 이해하게 만드는 작품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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