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고양이
에드거 앨런 포 지음, 박영원 옮김 / 새움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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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거 앨런 포의 대표작인 『검은 고양이』. 워낙에 유명한 작품이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거라 생각한다. 적어도 세계문학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경우라면 말이다. 어떻게 보면 지극히 단조로운 스토리일 수도 있는 이야기다. 아내를 죽였고 이를 감추기 위해 벽 안에 묻어버리지만 공교롭게도 자신이 아끼는 고양이까지 함께 묻어버리면서 발생하는 이야기이니 말이다. 

 

그런데 이토록 유명한 작품을 다시금 읽어볼 수 있는, 오랜만에 그 디테일한 부분까지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새움출판사의 『검은 고양이』를 통해 얻게 되었다. 더욱 이 기회가 좋았던 이유는 이 작품속에는 에드거 앨런 포의 「검은 고양이」를 포함해 총 10편의 단편들을 읽어볼 수 있었기 때문인데 사실 우낙 유명한 작품을 제외하고는 다른 작품들까지 만나볼 기회가 흔치 않아서인지 생소하면서도 색다른 묘미를 느낄 수 있었던것 같다. 

 

미스터리, 스릴러, 탐정소설 등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단편 모음집에 여러 분위기의 작품들을 읽어볼 수 있다는 점도 이 책이 의미있게 다가오는 이유인데 다시 만나 본 「검은 고양이」 속 이야기를 보면서 과연 남자는 왜 그토록 고양이에게 학대에 가까운 행동을 했을까 싶다. 분명 자신도 동물을 좋아했음에도 불구하고 키우면 키울수록 난폭해지는 성격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알수가 없다. 무엇이 이 남자를 이렇게 변하게 만들었을까를 생각해보게 만드는 작품이다. 

 

물론 이런 잔혹하고 암울한 이야기 이외에도 재치가 돋보이는 작품도 있는데 「일주일에 세 번의 일요일」가 독보적일 것이다. 애초에 가능성이 없어 보이던 조건조차 이겨내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모두 얻어내려는 할아버지와 손자의 대결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그리고 「모르그가의 살인 사건」을 보면 마치 셜록 홈즈의 추리극을 떠올리게 하는 전개가 눈길을 끈다. 뒤팽이라는 인물을 등장시켜 살인사건의 진위를 파악하고 범인을 추리하는 과정이 딱 셜록 홈즈의 사건 해결과 묘하게 닮아 있기 때문이다. 

 

여러 용의자들을 탐색하고 사건 현장 등을 관찰함으로써 그속에서 사건 해결의 힌트를 얻고 이 모든 것들을 종합해 범인이 아닌 사람을 제외함과 동시에 진짜 범인과 범행 동기나 수법을 기가 막히게 알아냈던 셜록 홈즈 스타일의 사건 추리와 해결 과정을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에서 만나보게 되어 마치 함께 사건을 풀어나가는 기분으로 읽을 수 있었던것 같다. 

 

「어셔가의 붕괴」는 자신조차 제대로 아는게 없는 친구 로더릭 어셔가 자신으로 하여금 저택으로 와주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 그곳을 찾지만 그곳은 마치 저택의 주인이기도 한 어셔처럼 이미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음침하고도 우울한 공간이였다. 그곳에서 경험하는 기묘하고도 환상적인, 마치 고딕호러를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라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에드거 앨런 포라는 유명 작가의 네임밸류를 제쳐두고서라도 10편의 단편들은 저마다의 매력이 있고 충분히 흥미롭다. 그러니 오히려 그런 기대감이 주는 편견없이 작품 자체를 읽는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면 더 큰 재미를 느낄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단순히 기묘하고 기괴하고 또 미스터리나 호러 장르의 작품뿐만이 아니라 번뜩이는 재치가 엿보이는 작품도 있는만큼 다채로움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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