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프고 아름다운 코끼리
바바라 포어자머 지음, 박은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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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같으면 무기력, 우울감 등을 호소하는 것이 자신의 약점을 드러낸다는 생각을 하거나 반대로 그런 감정을 호소하면 나약하다고 나무라는 것이 대체적인 정서였다. 그러나 어느새 현대인들의 정신건강을 위협하는 문제가 되었고 단순히 마음이 나약한 사람들만이 소위 걸리는 정신적인 문제가 아니라 누구라도 이런 감정들을 크든 작든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무기력, 우울, 공허함에 대한 인식도 달라졌고 이러한 감정이나 상태에서 벗어나 오늘 하루를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책들도 많이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이는 그만큼 그런 문제들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도 있겠지만 이제는 그런 문제를 겪는 사람들도 많다는 반증일 것이다. 정도의 차이일 뿐일 것이다. 

 

그렇기에 독일에서는 촉망받는 저널리스트이지만 스스로가 무려 30여 년간 우울증을 겪으면서 써내려간 일종의 고백과도 같은 이 에세이는 더욱 의미있게 다가온다. 특히 책 띄지에 쓰인 문장에서 저자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아침에 눈을 뜨면 가슴 위에 코끼리가 앉아 있다”

 

저자의 심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한 문장이다. 저자의 솔직하고도 내밀한 고백이 담긴 책이여서인지 이 책은 2019 독일 우울증 지원 재단 미디어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저자는 책속에서 단순이 우울증을 담아내지 않는다. 다소 생소하게 다가오는 가면증후군, 감정표현불능증이나 한때 우울증만큼이나 화제가 된 키워드이기도 했던 번아웃 등의 기록하고 있는데 이런 감정들이 모두 저자의 경험에서 기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런 감정적인 문제들을 딛고 오늘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저자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책이 인상적인 것은 자신의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고 인정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도 솔직하게 담아내고 있다. 그중에는 정신과 병동에 있었던 경험까지 솔직하게 담아내고 있다.

 

상당히 과감하다 할 수 있고 감추는 것 없이 자신이 어떻게 우울증을 경험했고 그럼에도 그속에서 일어설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어서 놀랍기도 했고 그 이상으로 그렇기에 실제로 우울증 환자가 취하는 행동과 함께 그 과정에서 주변의 걱정을 끼치지 않기 위해 했던 행동이 오히려 자신의 증상을 악화시키는 결과였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죽음까지도 생각했던 저자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원히 그속에 침잠해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살아갈 수 있는지도 알고 있었다는 표현은 자신이 그동안 오랜 시간동안 경험한 바에서 비롯한 다양한 시행착오 속에서 얻은 소중한 깨달음일거란 생각이 들어 저자가 그 긴 우울증과 무기력과 공허함의 터널에서 스스로 걸어날 수 있었던 데에 진심으로 박수를 쳐주고 싶은 그런 책이였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테지만 만약 이 시간 삶의 공허함과 무기력 그리고 우울감으로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다면(자신의 주변이든 본인이든) 필요하다면 전문가의 도움도 받아야 하고 자신도 어떻게 하면 그속에서 일어나 오늘 하루를 살아갈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행동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나에게도 지금 내 마음을 붙잡고 있는 나를 힘들게 하고 때로는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어지는 순간, 그 문제에 깊이 빠져들지 말고 그럼에도 내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이유를 거창하진 않더라도 소소한 것에서라도 찾아내길 바라며 스스로를 응원해 주고 싶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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