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엔드 에어포트
무라야마 사키 지음, 이소담 옮김 / 열림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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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사람과 도착하는 사람, 배웅하는 사람과 맞이하는 사람으로 북적거리는 공항. 그런 공항이 한동안 고요했던 적이 있었다. 그리고 이제 다시 사람들로 북적이는 공간이 된 공항을 배경으로 일어나는 이야기를 모은 작품이 바로 『해피엔드 에어포트』이다. 이 작품의 작가는 『오후도 서점 이야기』로 국내 팬들에게도 낯설지 않을 무라야마 사키 작가. 흥미로운 점은 본편이 네 개의 이야기로 이뤄지고 있고 마지막 에필로그가 연작소설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작품 속에 공항을 찾는 사람들은 행태는 제각각이다. 료지는 만화가로 이제는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서이고 유메코는 공항에 있는 서점에서 일한다. 메구미와 마유리는 3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나 만나게 되고 보통 우리가 공항하면 떠올릴만한 인물은 사치코이다. 

 


공항이 역대급으로 붐빈다는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다들 어딜 그렇게 떠나나 싶기도 했는데 그속을 들여다보면 단순히 여행을 목적으로 한 경우도 있겠지만 이렇듯 제각각의 사연이 있는 것이다. 

 

떠나고 도착하고 머무는 공간인 공항. 그런 공간에서 펼쳐지는 '해피엔드'라고 이름 붙인 제목의 이야기지 않을까 싶지만 만화가 료지의 이야기인 「여행길에 오르는 하얀 날개」는 왠지 서글퍼 보인다. 비록 헤어진 연인이라 할지라도 한때 자신의 연인이였던 사람과 절친이 결혼을 한다면 과연 어떤 심정일까 싶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유메코의 이야기인 「각자의 하늘」을 보면 공항을 오가는 사람들을 생각하게 되지만 그곳이 직장(항공승무원이 아닌)인 사람들은 과연 그 많은 이동인구를 보면서 어떤 느낌일까 싶은 생각을 해보게 되는데 유메코를 보면서 조금이나마 그 감정을 느껴볼 수 있기도 했다.

 


「야간 비행」 속 메구미와 마유리의 이야기가 가장 극적이라고 해야 할지, 우리가 공항이라는 공간을 떠올리면 생각해볼 수 있는 드라마 같은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돌이켜보면 정말 별거 아니였을지도 모를 작은 오해가 불러 온 긴 이별 뒤에 마주하게 되는 극적인 만남이라 그런지 공항이라는 공간적 요소까지 더해져 감동적이다. 

 

마지막 「꽃을 뿌리는 마녀」에서는 사치코에게 있어서 여행은 상실의 아픔을 치유하는 하나의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공항은 그 치유를 위한 단계로 나아가는 과정일테고. 

 

비록 이런 이야기들이 각각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긴 하지만 마치 공항이라는 무대를 배경으로 어쩌면 동시에 각자의 공간 속에서 동시에 일어나면 어떤 느낌일까도 생각해보게 되는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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