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안녕

모두의 안녕 ㅣ 샘터어린이문고 71
박주혜 지음, 김승혜 그림 / 샘터사 / 2023년 2월

『모두의 안녕』이라는 제목과 앞 발을 든 채 서 있는 토끼의 모습만 보면 어떤 이야기일까 짐작조차 하기 힘들다. 이렇게 여러 궁금증을 안고 펼쳐 본 책 속에는 인간의 이익을 위해 다양한 동물 실험이 자행되는 현실을 단면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지금은 많이 달라져서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경우도 많지만 여전히 사례도 많을터, 이 책에서는 화장품을 만드는 회사의 실험실에서 동물을 가지고 안전성을 실험하는 모두 씨의 이야기가 소개된다. 안전이 확실치 않은 화장품을 인간에게 쓰기 전 동물에게 실험을 통해 테스트를 해보는 것인데 모두 씨는 평소에도 사람과 동물 모두에게 해롭지 않은 화학 성분이 없는 천연 성분의 화장품을 만들면 된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회사로부터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결국 모두 씨의 이의는 무시되고 회사의 지시대로 동물 실험을 계속하게 되는데 특히 토끼는 눈물을 잘 흘리지도 않고 눈도 잘 깜박이지 않아서 속눈썹에 바를 화장품을 실험하기에는 제격이였다. 그렇게 실험실에서 희생된 토끼들이 상당할 것이고 이제 단 한 마리의 토끼만이 남았다. 

그날도 토끼로 동물 실험을 하려고 손을 뻗는데 토끼는 모두 씨의 손길을 필사적으로 피하려 하고 문득 모두 씨는 동물 실험에 쓰일 토끼를 가져다주던 분이 바깥세상 구경을 한 번도 못할거라고 말씀하셨던게 생각난다. 

그렇게해서 모두 씨는 유일하게 남은 토끼를 상자에 몰래 숨겨서 밖으로 나오고 어디로 갈지 알수 없어 고민하던 끝에 토끼가 살 곳을 찾아주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아스팔트만 밟고 다니던 모두 씨와 바깥 세상 구경은 한번도 해보지 못했던 토끼. 둘은 뜻밖의 여행에서 밀 농사를 짓는 농부 박씨를 비롯해 허브 농장 주인 노 씨, 채소 농장을 하는 김 씨, 고구마와 단호박 농사를 짓는 정 씨를 만난다. 

그들과의 만남 과정에서 점차 모두 씨도, 토끼도 자연 속에서 다친 몸과 마음을 치유받게 되고 이를 계기로 모두 씨는 토끼에게 '안녕'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게 된다. 이후 모두 씨는 어릴 적 추억을 떠올려 빵집을 차리기로 한다. 그를 아는 사람들이 그의 행보를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모두 씨는 먹는 사람이 행복할 수 있는 빵을 만들기로 결심하고 안녕과의 여행에서 만났던 농부들이 보내온 건강하고 자연친화적인 재료들을 활용해 정성스레 빵을 만들게 된다.

진심을 만든 모두 씨의 빵, 그런 빵을 파는 모두의 안녕, 처음엔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지만 점차 모두 씨의 진심이 통하고 그렇게 모두 씨와 안녕은 이전이라면 생각할 수 없는 일상을 살아가게 된다. 

많은 동물 중에서도 토끼를 등장시킨 것은 작가님이 토끼를 키웠던 이유도 있다고 하는데 이제는 낯설지 않게 다가오는 동물 복지, 동물권에 대한 이야기를 어린이들의 눈높이에서 소개하고 있고 동화답게 행복하게 마무리 되는 점을 보면서 현실에서도 그럴 수 있기를 바라본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