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시대를 기억하다 - 사회적 아픔 너머 희망의 다크 투어리즘
김명식 지음 / 뜨인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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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어떤 구조물이나 건축물을 넘어 공간 그 자체가 지니는 역사적 의의, 반대로 지난 역사를 기억하고자 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표현될때가 많다. 많은 이들 기억 속에 잊혀지지 않고 오래도록 남아 당시의 희생자나 상처를 받은 읻들을 추모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공간, 시대를 기억하다』는 바로 그런 공간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유독 우리나라에는 사회적으로 어떤 사건이 발생하면 사건 그 자체에 대한 진상규명이나 피해자 위로보다는 진영간의 대립이 먼저 자리를 잡는다. 어느때부터인가 진영논리로 인해 사람들은 진정한 추모의 시간보다 슬픔을 강요받고 있는게 아닐까 싶다. 상대를 공격하기 위한 수단이 되어버린 누군가의 아픔이 아니라 이제는 진정으로 공감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길 정도이다. 누군가의 아픔이 자신의 이익을 위한 수단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드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조금의 다른 의견조차 용납하지 않은 채 그저 남겨진 사람들은 모두 슬퍼해야 하고 오롯이 그 슬픔에 동조해야 한다고 강요받는 사회 속 진짜 아픔과 슬픔에 대한 공감은 시민 한 개개인의 몫이자 강요할 순 없다고 생각하면서 과연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또 나아가 세계 속 여러 추모의 공간들에는 어떤 곳들이 있고 과연 이 공간들은 어떤 목적과 이유, 그리고 과정을 통해 조성되었으며 어떤 상징적인 존재로 사회 속에 자리하고 있는가를 만나볼 수 있었던 책이 바로 『공간, 시대를 기억하다』였다.

 

책의 전반부는 국내의 여러 곳에 자리잡은 추모의 공간들에 대해 이야기 한다. 이렇게나 많은 곳들이 있었구나 싶은 생각도 들면서 이런 추모와 기억의 공간들이 조성되기까지 어떤 일들이 있었는가를 알아가는 것은 결국 우리의 역사를 살펴보는 일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의미있지 않았나 싶다. 

 

특히나 기억 공간들에는 앞서 이야기한대로 역사 속에 기록된 사건들을 추모하고 기억하기 위한 공간들도 있고 일상 속에서 우리의 곁에 있지만 사실 역사화된 기억 공간보다는 덜 관심을 갖고 지나쳤을지도 모를 공간들에 대해 알아간다는 점에서 이런 공간들을 담아낸 점도 좋았던것 같다. 

 

마지막으로 나오는 해외의 기억공간들을 보면 역시나 독일과 관련한 공간들이 많은데 아무래도 과거 행했던 국가적 범죄 행위 이후 전범국가로서 자신들의 과오를 뉘우치고 사죄하고자 하는 의미의 일환으로서 이런 기억 공간들이 생겨났을 것이란 생각을 하면 피해자와 희생자를 기억하고 추모하되 자신들의 잘못 또한 남기고 사죄하고자 하는 부분을 볼 수 있었던것 같아 더욱 의미있게 다가온다. 

 

각 공간에 대해서는 많은 사진 자료를 함께 실어서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 상당히 좋은데 무엇보다도 최근 다크 투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이 역시 사회적 참사나 사건 등 누군가에겐 여전히 아픔으로 남아 있겠으나 우리가 결코 잊어서는 안되는 역사 그 자체라는 점에서 이렇게 많은 자료들을 통해서 공간과 그 공간 속에 자리한 조각 등의 구조물들이 지니고 있는 의미를 알아보고 희생자와 피해자를 기억하는 것을 넘어 역사를 기억하는 의미에서도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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