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사물 탐구 사전 - 우리와 함께 했던 그때 그 물건
정명섭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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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비책공방에서 출간된 『근대 사물 탐구 사전』에서는 이제는 사라져버린, 그래서 박물관이나 역사책, 또는 매니아들의 수집품으로 명맥을 유지하는 근대 사물들을 다루고 있다. 사실 근대 사물이라고 명명하고 있긴 하지만 이 사물들이 선보였을 당시만 해도 버즈나 아이팟, 또는 테슬라의 전기차처럼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게 정말 획기적인 사물들이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도 해본다. 

 

물론 책에 소개된 인력거의 경우 그 이름처럼 사람이 직접 동력이 되어 움직여야만 하기에 좀 제외적이긴 하지만 도심에 전차가 처음 다녔을 때 사람들은 정말 놀라지 않았을까 싶고 한편으로는 유럽 등지에 여전히 트램이 도심을 달리는 것처럼 이 노면 전차가 일부나마 아직 존재했다면 어떻까 하는 상상도 해보게 되는 시간이기도 했다. 

 

 

이렇듯 획기적인, 그러나 사용이나 운영을 하지 않는 사물들, 존재하지만 원래의 용도나 목적만큼 그 빈도가 높지 않은 사물들에 대해서 책은 역사적 사료들을 통해서 자세히 소개하는데 사물 리스트를 보면 전차를 필두로 무성 영화, 성냥, 재봉틀, 인력거, 석유풍로(곤로), 축음기, 고무신이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중 재봉틀은 어릴 때 실제로 본 적도 있는것 같고 고무신은 역시나 시골에 사시던 할머니가 신고 다니던 사물이다. 개인적으로는 축음기는 작동이 되는 걸로 하나쯤 소장하고픈, 그래서 그 특유의 아날로그적 음질을 듣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인지 상당히 신기하면서도 재미있는 책이였다.

 


재미있는 것은 당시 해당 사물을 광고하는 등의 신문에 그 소식이 어떤 식으로든 실려 있는 자료나 그 사물을 이용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 실제 이용하는 모습 등을 사진 자료를 통해 볼 수 있는데 그 자체로 한국 근대사의 한 모습이기 때문에 각 사물에 대한 이야기를 읽는 것만큼이나 이 사진 자료를 보는 재미도 있다. 

 

또 이런 신문물의 등장은 그 당시에 출간된 작품 속에 등장하기도 하는데 노면 전차의 이야기는 박태원 작가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에서 구보씨가 유일하게 타는 교통수단으로 묘사되는 것처럼 말이다. 

 

'변사'라는 말이 익숙하진 않을것 같은데 무성 영화를 해설하는 직업이였던 그를 둘러싸고 이들이 영화 상영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영화의 변천과 함께 보는 대목은 흥미롭다. 이 당시에는 유학을 다녀 와서 외국어에 익숙한 사람들이 생겨나면서 변사가 외국 영화를 마음대로 해석해서 내용을 훼손하는 것에 대해 항의를 하기도 했다니 말이다. 

 

이런 부분은 잘 몰랐던 이야기인데 시대의 변화 속 근대 사물과 그 사물과 관련된 직업군들의 변화까지도 담아냈다는 점은 그 사물의 활용도나 이용 가치 등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재미난 에피소드로 작용한다. 

 

재봉틀이나 축음기는 무늬나 디자인이 상당히 엔틱 그 자체에 어떻게 보면 고급스러워도 보이는 제품들이라 당시로서도 꽤나 비쌌을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지금 봐도 멋스러워 보이는 제품들의 경우에는, 특히나 축음기의 경우에는 갖고 싶어지는데 이런 당시로서는 상당히 신문물이였을 것들이 이후 그보다 성능이 뛰어난 제품의 등장으로 어떻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만나볼 수 있었던 귀한 자료의 책이였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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