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락의 아내
토레 렌베르그 지음, 손화수 옮김 / 작가정신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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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노르웨이 최고의 소설로 꼽힌 토레 렌베르그의 데뷔 25주년 기념 문학 스릴러라는 수식어가 붙은 작품, 『톨락의 아내』는 외골수 같지만 한편으로는 여린 톨락이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그런데 제목은 흥미롭게도 이 톨락의 아내에 집중한다. 왜냐하면 그의 아내 잉에보르그가 실종 상태인데 톨락과 잉에보르그 사이에는 자녀도 있다. 둘씩이다. 그런데 실종된 아내 아버지를 거의 찾아오지 않는 독립한 자녀들로 인해 톨락은 혼자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런 톨락은 어느 날 의사로부터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 의사는 톨락에게 악성종양이 자라고 있고 이미 그 시기를 놓쳤다고 말한다. 이에 톨락은 독립한 후 자신의 거의 찾지 않는 두 자녀, 아들 비다르와 딸 힐레비에게 연락을 하게 되고 집으로 오길 요청한다.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경우 보통 신변 정리와 주변 정리를 하기 마련인데 톨락 역시 그런걸까? 그런데 그의 경우는 결이 좀 다르다. 단순한 신변 정리가 아닌 자신이 오랫동안 간직해 온 비밀을 털어놓아야 한다고 결심했기 때문이다. 

 

목재소를 운영하는 톨락은 가부장적인 모습의 전형이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여리고 의롭지만 이런 점들을 가릴만큼 고집도 세고 앞서 말한대로 가장으로서의 권위도 내세우는 남자이자 남편, 그리고 아버지다. 그런 톨락이 어떻게 자신과는 정반대의 잉에보르그를 아내로 맞을 수 있었는지 참 신기하기도 하다. 

 

아무튼 변화하는 시대에 목재소는 아무리 봐도 사람들이 자주 찾아올만한 곳이 아니다. 하지만 변화하는 시대에도, 잉그에보르그의 이야기에도 톨락은 여전히 지금의 자리에서 목재소를 운영하기 바란다. 그런 가운데 동네의 지적 장애아인 오도를 자신들이 돌보기로 하는 점은 참 대단하게 여겨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하지만 측은지심에서 시작된 호의가 실제 생활 속에서 하루종일 함께 지내다보면 현실이 되니 분명 쉽지 않을테고 결국 오도의 양육과 관련해서 톨락은 아내와 다투게 된다. 

 


누군가에게 호의를 베풀고자 했던 행동이 어떻게 보면 부부사이를 파탄나게 만들었고 더 심각하게는 밝고 따뜻했던 아내를 완전히 뒤바꿔 놓는다. 그리고 아내는 사라진다. 당연히 톨락은 신고를 하고 이웃들은 함께 걱정을 해준다. 평소 그를 대하던 것과는 다른 애정어린 관심과 위로를 건내는 것이다. 

 

이쯤되면 정말 궁금해진다. 톨락의 아내는 과연 어디로 갔을까? 톨락은 정말 아내를 사랑했던 것일까? 그리고 그는 도대체 동네에서 어떤 사람이였고 자신의 아이들에겐 어떤 아버지였는가?

 

사랑에 정답은 없을테고 사람들마다 그 표현 방식에는 분명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지만 톨락의 모습을 보면서 생각해보게 된다. 과연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것의 의미를 톨락은 제대로 알고 있었고 그가 보인 행동은 진정으로 아내를 사랑하는 것이였을까 하고...

 

한 남자의 인생을 고스란히 담아낸, 독백을 하듯 써내려간 이야기는 분명 독자들을 상당한 흡입력으로 끌어당기겠지만 그에게로 향하는 공감과 호의는 없지 않을까 싶다. 아울러 흔치 않은 노르웨이 소설을 만나볼 수 있었던 기회였고 흥미로운 작품임에도 틀림없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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