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의 산책 - 자연과 세상을 끌어안은 열 명의 여성 작가들을 위한 걷기의 기록
케리 앤드류스 지음, 박산호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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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으면서 이런저런 생각하기를 좋아해서인지 너무나 궁금했던 책이 바로 『자기만의 산책』이다. 특히 이 책은  보통 사람들의 걷기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열 명의 여성 작가들의 걷기에 대한 기록을 담고 있는데 실제 해당 작가가 어느 시간대에 걷기를 하고 어떤 길을 걷고 그 걸으면서 느끼는 감정 등을 기록한 내용이 함께 수록되어 있어서 흥미롭다. 

 

우리 집 주변에도 산책로가 있어서 날씨가 좋은 날에는 종종 걷는데 그럼에도 너무 이른 시간이거나 늦은 시간이 솔직히 좀 무섭기도 해서 가급적이면 사람이 많은 시간대에 걷기를 했었다. 

 

그런데 책을 보면 20세기 이전 여성들이 산책을 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정원이라는 안전이 보장된 공간에서 산택을 하는 것이 대부분으로 소위 산책로나 다른 길을 걷는다는 것은 안전적인 면에서 우려스러운 면이 있었던 것이다. 

 

도로시 워즈워스의 이야기가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였는데 걷기가 '독립을 체험하는 수단'이라고까지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걷는 길에 따라서 어떤 부분이 멋지고 어떤 부분이 아닌가와 같은 이야기를 통해서 그 길을 걷는 순간의 추억을 고스란히 언급하고 있는데 나 역시도 혼자서 산책하듯 걷는 걸 좋아하고 그 시간은 좋아하는 음악을 듣기도 하고 주변 풍경 등을 보기도 하는 식으로 휴식을 취하는 시간을 가지기에 뭔가 공감이 가고 이해가 되기도 했다.

 

또 낸 셰퍼드라는 작가는 산책을 넘어 산을 오르는 것에 대한 감상을 잘 표현하고 있기도 하고 이들과는 반대로 자연 속이 아닌 도시를 걷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내용도 나오는데 도시를 걷는 남자들만의 이야기가 나오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에 여성들의 이야기를 썼다고 한다. 

 

그런데 참 묘한 것이 지금이라면 여성이 걷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을테지만 한때는 여성이 걷는 것이 일반 대중의 걷기(남자의 경우라면)가 아닌 성을 팔기 위한 목적으로 비춰지던 때가 있었다는 점도 한편으로는 놀랍다. 

 

책을 보고 있노라면, 지금이라면 그저 집 주변을 걷고 산책로를 걷고 산을 오르는 등의 너무나 평범했던 그 일이 열 명의 여성 작가들이 살았던 당시에는 안전을 위협받고 독립을 체험하는 일처럼 여겨지기도 하고 때로는 자신의 성을 파는 여성으로 오해받는 일이기도 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단순히 걷기 예찬을 넘어 여성 작가들이 힐링의 시간은 물론 자신의 자존감을 느끼고 나아가 여성이라는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하는 한 수단이 되기도 했음을 보여줌으로써 이와 함께 당시 여성의 사회적 위치, 여성에 대한 사회적 시각을 동시에 만나볼 수 있었던 시간이였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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