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의 친구들 - 세기의 걸작을 만든 은밀하고 매혹적인 만남
이소영 지음 / 어크로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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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의 친구들』는 흥미롭게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가와 그 화가와 특별한 친분을 나눈, 요즘으로 말하면 찐친들과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그동안 예술관련 도서들을 많이 읽었지만 화가의 우정을 다룬 이야기는 또 처음인것 같아 신기하면서도 흥미로운 책이였다.

 

가장 먼저 나오는 인물은 각각의 친구를 소개해도 될 정도로 아마 미술사에서 가장 유명한 화가라고 해도 부족하지 않을 고흐와 고갱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고흐가 자살로 생을 마감하지 전 고갱과 함께 한 일화는 이미 여러 고흐 관련, 또는 미술 관련 도서들에서 언급되었는데 보통 그때 둘의 관계는 우정이라기 보다는 불안한 느낌으로 다가왔던게 사실이라 이렇게 둘의 공동 작업을 하고자 했던 이야기는 이후 고흐의 죽음과 관련해서 과연 둘은 왜 마지막에 사이가 그렇게 좋지 않았는가로 귀결되는 면도 없지 않아 우정만으로 간주되기엔 복잡미묘한 둘의 관계에 다시금 재조명해보는 시간이였다.

 

이외에도 <절규>로 유명한 뭉크가 사실은 꾀나 유서 깊은 집안 출신이고 그와 친분을 나눈 다그니 유엘 역시 뭉크 못지 않은 집안 출신이였는데 둘이 친하게 된 배경이 그런 집안의 일종의 모난 돌 같은 존재들이라는 점이 참 흥미롭다. 게다가 유엘은 사람을 끌어당기는, 지금으로 봐도 상당히 매력적인 분위기를 가진 인물이였던것 같다.

 

미술사에서 참 비극적인 삶을 살았던 인물들이 여럿 있는데 그중에서도 프리다 칼로만한 인물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그녀의 삶은 비참함을 넘어서는 처참함을 보이는데 그런 프리다에게 니콜라스 머레이라는 친구가 존재했다는 사실은 낯설기도 한데 만약 프리다가 디에고가 아닌 머레이와 사랑에 빠졌더라면 그녀의 인생은 좀더 행복하지 않았을까 싶어 안타깝기도 하다. 만약 그랬다면 이후 그녀의 작품 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졌을지도 모르고 또 아이러니하게도 그녀가 자신의 개인적인 비극만큼이나 예술가로서의 유명세를 떨치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조력자이자 정말 친한 친구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우정을 나눈 인물로는 알브레히트 뒤러와 빌리발트 피르크하이머인데 특히 피르크하이머는 뒤러에게 자신의 지식을 전달해주기도 하고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기도 했다니 그야말로 뒤러의 인생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인물일것 같다. 또 이들이 지금의 찐친들이라 할법한 진지함과 장난, 그리고 서로의 부탁을 들어주기도 하고 여행길에 뭔가를 사오라는 부탁에 투닥거리기도 했다는 사실이 상당히 흥미롭다.

 

심지어 뒤러는 편지에 장난을 치듯 요즘으로 비유하면 이모티콘 같은 표정의 자신을 그리기도 했으며 뒤러의 묘비엔 피르크하이머의 헌사가 남겨져 있다니 이렇게 죽음 이후의 순간까지 함께 우정을 나눌 친구가 있었다니 뒤러는 참으로 부러운 사람임에 틀림없다.

 

예술가의 친구이기에 예술적 영감이 되어주기도 하고 또 경제적으로 지원을 해주는 경우도 있었다. 때로는 연인이자 친구였고 어떤 이는 죽음 이후에도 기억할 평생의 지기였던 경우도 있다. 사랑의 모습이 오롯이 하나만이 아니듯 이 책에 담긴 세기의 화가와 그들의 친구 역시 단순한 우정의 모습이 아닌 다양한 형태를 가지고 있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신선한 관점에서 만나보는 화가 이야기였다고 생각한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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