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창작자를 위한 빌런 작법서 - 당신의 이야기를 빛내줄 악당 키워드 17
차무진 지음 / 요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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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부터인가 어중간한 주인공보다는 제대로된 악당이 더 인기있는 시대가 되었다. 예전 같으면 악당은 말 그대로 나쁜놈이라 온갖 욕이란 욕은 다 먹는 존재로 정의롭고 멋진 주인공을 더욱 빛나게 해주는 조연의 한 명일 뿐이였지만(그것도 주인공을 괴롭히는 존재로 호감을 얻기란 힘들었다) 이제는 오히려 의도치 않게 악당이 더 화제가 되고 더 큰 인기를 얻는 경우도 있다.

 

보통 주인공, 특히 영웅은 힘들어도 참아야 하고 개인보다는 조직을 생각하거나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시민들(때로는 지구 전체)을 구해야 하기에 늘 고독한 존재로 그려진다. 하지만 악당은 솔직하게 자신의 원하는 바를 드러낸다. 그리고 그게 뭐 나쁘냐고 말한다. 게다가 적극적으로 그걸 쟁취하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한다.

 

이렇듯 시대가 변하면서 위상마저 달라진 악당, 이제는 빌런이라 불리는 존재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 바로 『스토리 창작자를 위한 빌런 작법서』이다.

 

 

이 책에는 영화, 소설, 그리고 실제에서 존재하고 존재했던 빌런들을 예로 들면서 소위 빌런이 갖추어야 할 덕목(?)을 말하는데 모름지기 빌런이라면 이 정도는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여길 수 있는 키워드 17가지를 알려주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책에서 예로 드는 빌런에 의외의 존재들이 더 많다는 것인데 배트맨하면 마치 파트너 같은 존재인 조커와 같은 이견의 여지가 없는 빌런뿐만 아니라 영화 속 평화로운 가정을 자신의 불륜으로 깨트리고 착한 남편을 살인자로 만들어버리는 코니라는 아내가 빌런으로 등장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의외의 빌런이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비현실적인, 픽션 속에서나 봄 직한 조커보다 더 현실적인 빌런일지도 모르겠다.  

 

 

이뿐만 아니라 카미유 클로델의 이야기도 등장하는데 그녀가 한때 로뎅의 연인이였다는 것은 알 것이다. 실제로 로뎅의 제자로 들어갔는데 이 책에서는 카미유에게 있어서 로뎅은 분명 한 명의 빌런이였으나 그보다 앞선 1차 빌런은 바로 그녀의 어머니였다고 말한다.

 

아들이 아니라는 이유로, 그리고 여자아이답지 않다는 이유로, 장애가 있었다는 이유로, 로뎅과의 사이에서 임신을 하고 아이를 잃고 난 이후 그녀를 정신병원에 입원시키게 한 후 자신이 죽을때까지 한번도 찾지 않았다고 한다.

 

카미유는 오빠 폴에게 편지를 써서 퇴원을 시켜달라고 했지만 끝내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까미유는 정신병원에서 죽었다고. 무려 30년이 넘는 시간을 갇혀 있었던 것이다. 카미유라는 이름도 아들이 아닌 것에 실망한 그녀의 어머니가 일부러 아들 이름을 지었다니 참 당시 여자의 삶이 평탄하진 않았겠지만 카미유에겐 엄마라는 태어난 순간부터는 엄마라는 빌런이, 조각가로서의 삶에서는 로뎅이라는 빌런이 있었던 셈이다.

 

동서 고금의 다양한 빌런들, 픽션과 논픽션 속의 빌런들, 어떻게 보면 픽션이나 논픽션에서도 존재할만한 빌런들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왜 빌런이라 불렸는지를 알게 하는 17가지의 키워드를 통해 창작자라면 빌런의 캐릭터를 만들어낼 때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일반 독자라면 다양한 키워드로 만나는 빌런들에 대한 색다른 접근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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