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열 세계명작산책 2 - 죽음의 미학, 개정판 이문열 세계명작산책 2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외 지음, 이문열 엮음, 김석희 외 옮김 / 무블출판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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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무려 1996년에 출간된 도서가 새로운 모습으로, 보다 읽기 편한 현대적 번역으로 출간되었다. 사실 이런 책이 출간된 줄도 몰랐는데 시대가 변해도 작품의 가치는 변하지 않겠지만 책을 읽는 사람들은 변하니 어떻게 보면 시대적 변화에 발맞춰 적절한 변화를 준 책이라고 볼 수도 있을것 같다.

 

수록 작품 수의 변화도 있었는데 흥미로운 점은 초판의 서문과 개정판의 서문이 동시에 실려 있어서 처음 책을 엮었을 당시의 이야기를 읽는 것도 묘미라고 생각한다.

 

 

세계적인 문호들의 여러 작품들, 특히 중단편을 한 권의 책으로 만나볼 수 있다는 점도 참 좋은데 그 작품들이 평소 많이 접해 본 작품들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었던것 같다.

 

이 책의 소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수록된 작품들은 '죽음'을 키워드로 하고 있는데 레프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에서는 이반 일리치는 상당히 야심가이다. 흔히 성공의 사다리를 향해 자신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이기도 한데 설령 자신의 존재는 잃더라도 권력에서 오는 부를 통해 그것을 상쇄할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부상 이후 자신이 그토록 추구하던 것들을 상실해가는 모습은 우리가 삶에서 무엇을 중요시 해야 하는가를 생각해보게 만든다.

 

 

이외에도 미국 출신의 스티븐 크레인의 『구명정』은 제목 그대로 해난사고를 그리고 있는데 난파선의 구명정에 처음엔 4명이 있었으나 결국 그중 3명이 구조되는 골자를 가지고 있다. 재난 사고에서 인간이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사실 등장인물들이 모두 죽거나 하는 것은 아니기에 다소 죽음의 미학이라고까지 하기 어렵지만 또 어떻게 보면 죽음의 위기에서 생에 대한 생생한 갈망을 극명하게 느끼게 한다는 점에서는 죽음이 가진 의미를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까 생각해보게 된다.

 

 잭 런던의 『불 지피기』는 정체성이 모호해 보이는 사나이라 불리는 한 남자가 추운 겨울 날 길을 떠났다 결국 동사하는 이야기를 그렸고 마르셀 푸르스트의 『발다사르 실방드의 죽음』에서는 죽음을 목전 둔 인물의 회상기라고도 할 수 있을것 같다. 사실 마르셀 푸르스트라고 하면 대작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먼저 떠올리게 되어 그런지 이렇게 단편으로 만날 수 있어서 흥미로웠던것 같다.

 

 

셔우드 앤더슨의 『숲속의 죽음』은 한 노파의 죽음을 담담한 필체로 그리고 있다. 어쩌면 특별할것 없는 한 노파, 그의 죽음은 상당히 외로워 보이기까지 하는데 죽음 이후 자연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헤르만 헤세의 작품도 소개되는데 솔직히 제목이 낯설다. 『크눌프』는 그동안 헤세가 그의 작품 속에서 자신을 반영한 성장소설을 많이 보여준 것과도 일맥상통한다는 점에서 중편에 가까운 분량으로 충분히 다른 유명한 작품들과 함께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어떻게 보면 뗄래야 뗄 수 없는 삶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져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킬리만자로의 눈』은 누군가의 삶 속에 신이 존재하는가, 그런 경우 죽음에는 어떤 영향이 있는가를 보여주는 작품이며 수록 작품 중 가장 적은 분량이였던 샤를 루이 필리프의 『앨리스』는 보통 동생이 태어났을 때 아이가 보일 수 있는 두 가지 반응(동생을 너무 좋아하거나 부모의 사랑을 뺏어가는 존재로 질투하거나) 중 질투를 하는 반응이 지나쳐 스스로 받아들이지 못해 굶어죽는 이야기로 파격적이라든가 충격적인 면모에서는 전체 작품 중 최고가 아닐까 싶다.

 

정말 단순한 스토리와 구성이나 인간에게 있어서 질투란 실로 누군가의 목숨, 심지어 자신의 목숨까지 내던질 수 있구나 싶어 가장 놀라웠던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마지막에 나오는 바이올렛 헌트의 『마차』는 삶에 대한 애착보다는 죽음에 더 관심을 둔다고 해야 할 인물의 이야기이며 역시나 처음 접해보는 작가의 글이라 이런 기회를 통해 다소 생소한 작가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던 데에 감사함을 느낀다.

 

시리즈는 전체 10권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현재는 1, 2이 출간된 상태인데 익숙한 작가들의 익숙하지 않은 작품들, 낯선 작가의 새로운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던것 같아 나머지 시리즈들도 함께 읽어보고 싶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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