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없다의 방구석 영화관

거의없다의 방구석 영화관 - 영화를, 고상함 따위 1도 없이 세상을, 적당히 삐딱하게 바라보는
거의없다(백재욱) 지음 / 왼쪽주머니 / 2020년 5월

아마도 영화보기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 취미가 뭐냐는 물음에 음악 감상, 독서, 영화 보기 등을 써본 적이 있을 것이다. 물론 지금은 취미도 다양해져서 이런 말 쓰는 경우도 흔치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여전히 영화보기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취미다. 그래서인지 국내 영화 시장의 규모도 점차 커져서 해외 유명 영화, 소위 블록버스터급 영화의 제작진과 유명 출연배우들이 내한을 하는 사례도 많았었다.

비록 지금은 코로나 19 때문에, 생활 속 거리 두기 등으로 영화관에서 영화 보기가 겁나고 또 국가간의 이동이 쉽지 않은 상황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런 가운데 최근 화제가 되는 것은 '방구석 00', '랜선 00'이다. 비대면, 비접촉이 어느새 일상화 되면서 직접 갈 수 없고 만날 수 없는 아쉬움을 집안에서 인터넷 등으로 달래는 것인데 이번에 만나 본 『거의없다의 방구석 영화관』도 그런 일환의 하나로 이미 상당히 유명한 유튜버이신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유튜브를 하지 않다보니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된 경우다.

특히나 이분의 경우 유명하게 된 것이 영화 리뷰라고 하는데 이 영화가 좀 평범하지 않다. 유명한, 소위 성공한 영화가 아니라 망한 영화를 리뷰한 <영화걸작선>으로 이름을 알리신 분이라고...

이에 대한 이유로 저자는 유명한 영화는 이미 검색만 해봐도 관련 이야기, 리뷰 등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자신이 어떤 이야기를 해도 이미 나온 이야기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그렇지만 그 반대라면 확실히 다를 것이라고.

발상의 전환인 셈이다. 그렇다면 '거의 없다'는 무슨 뜻일까? 책에는 이와 관련해서도 작명 과정이 나오니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통해 만나보시길...

그렇다면 어떤 영화들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을까? 망한 영화 이야기라고 하니 진짜 쫄딱 망한 영환가 싶지만 책을 펼쳐보면 그중에는 '이 영화가 어때서?!!'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영화도 나온다. 작품성이 있는 경우일수도 있고 또 어떤 면에서는 누군가에겐 인생 영화일수도 있을테니 말이다.

그러니 너무 '망한'이라는 키워드에 초점을 맞출 필요는 없을것 같다. 영화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접근법을 만나볼 수 있다는 사실이 더 흥미로운 책이기 때문이다.

영화와 관련한 이야기를 하면서 유튜버로서의 이야기도 들려주는데 이는 그동안 저자가 많은 유저들로부터 질문을 받았던 부분들을 조금씩 이야기 속에 녹아들게 한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이런 질문들을 총망라한,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여기에서 저자는 재밌게도 강연 등에서 자신을 만났을 때 팬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이 내용을 읽었다면 정말 자신의 팬이기도 하거니와 이미 질문에 대한 답이 나와 있을테니 또 질문하는 일은 없을거라고 말하기도 한다.

일종의 찐팬 감별 장치인가 싶다. 개인적으로 감동적으로 봤던 영화도 있고 재미있게 본 영화도 나온다. 그리고 저자의 이야기를 읽고서 저자의 언급한 포인트를 따라 다시금 보고 싶은 영화도 있다. 다시 본다면 내가 느꼈던 감상과는 또다른 감상을 느낄 수 있을까하는 궁금증이 들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내가 놓치고 그냥 흘려보냈던 부분을 재감상을 통해서 발견할 수도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이 분야에서는 나름 유명하신 분인것 같다. 여러 방송 프로그램에도 출연하셨고 강연도 많이 하시는것만 봐도 수백만명의 구독자를 가진 왠만한 유튜버보다 유명한게 확실히 맞는것 같다. 현재도 유튜브 <영화걸작선> 채널을 운영 중이라고 하는데 영화에 대한 관심이 많으신 분들은 이 채널을 구독해보는 것도 좋을것 같다.

그리고 만약 어떤 영화를 보면 좋을지 고민이 된다면, 얼마나 많은 영화를 리뷰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결코 적지 않을 숫자를 리뷰했을것 같은데 그 작품들 중에서도 이 책에 따로 담아냈을 정도로 어쩌면 이 작품들에 대한 애착도 있을거란 생각이 들어서 이 책에 소개된 영화부터 시간이 있을 때 감상하는 것도 한 방법일거란 생각을 해본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보고 난 뒤 <밀리언 달러 베이비>를 보고 싶어진다. 분명 이 영화 봤는데 리뷰된 내용을 보니 마지막 장면이 잘 기억나질 않아서 조만간 다시 봐야 하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