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적 고전 살롱 : 가족 기담 - 인간의 본성을 뒤집고 비틀고 꿰뚫는
유광수 지음 / 유영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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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그저 권선징악 정도로만 알고 넘어갔던 고전들. 그런데 사실은 우리에게 알려진 것과는 달리 결말이 상당히 잔혹하다못해 충격적인 이야기였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고 놀랐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생각하지 못했던 포인트. 바로 가족 사이의 배려와 희생, 그리고 사랑을 담고 있지만 사실상 그 안에 담긴 내용은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희생이였음을 말이다.

 

어쩌면 문화적, 사회적으로 그것이 당연시되어 왔기에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조차 못했고 또 누군가는 이상함을 느꼈지만 그것을 입밖으로 내었을 때 별난 사람으로 치부될 수 있음에 그저 나만의 생각으로 지나쳤을지도 모르겠다.

 

그저 권선징악의, 착한 사람을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결국에는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로 귀결되는 고전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배경이나 스토리만 다를 뿐 지금과 결코 다르지 않은 이야기가 놀랍도록 닮아 있어 여전히 지배계층과 남성 중심의 사회가 주류문화임을 알게 한다.


책에서는 총 9개의 관으로 나누어서 이야기를 펼쳐가는데 각 관마다 테마가 있다. 누군가를 희생양으로 삼았고 여성은 당연히 지조를 지켜야 한다는 인식, 문제의 중심은 남자이고 처첩은 오히려 그 희생양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남자는 그들의 싸움을 관망만 하고 마는 이기주의. 어쩌면 자신은 불편하지 않기에 굳이 나설 필요조차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여기에 욕망, 무능함의 끝판왕, 패륜과 새로운 형태의 가족 이야기까지 익숙한 작품들을 참으로 흥미롭게 해석하고 있다. 물론 이 작품들의 분류와 해석에 의의를 제기하거나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다소 지나치지 않나 싶기도 하고 오히려 이런 평가가 편견에 쌓인 해석 아닌가 싶어 오히려 반문하는 작품도 있을 수 있다. 작품이라는 것이 결국 읽는 이마다 느끼는 바도 모두 다를 수 있고 어떤 포인트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해석도 나올 수 있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당연하게 받아들여 온 이야기를, 그 이야기 속 누군가는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지만 누구보다 고통스럽고 아프고 힘들었음을, 어쩌면 그것이 지금도 어느 부분에서도 여전히 이어져 오고 있음을 안다면 이 책에 담긴 이야기는 흥미로움을 넘어서는 고전의 재해석을 담아냈다고 볼 수 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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