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지랄의 기쁨과 슬픔 - 물욕 먼슬리에세이 1
신예희 지음 / 드렁큰에디터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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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지랄'이라는 말이 붙으면 대부분 좋지 않은 의미로 쓰일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떡하니 '돈'이 붙어 있으니 이는 십중팔구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릴 수 밖에 없는 상황. 그럼에도 책의 제목에 이 단어를 당당히 쓰고 있으면 '기쁨과 슬픔'이 있다고 표현하고 있으니 과연 이것은 무슨 일일까 싶어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책추천과 관련한 서두의 황선우 작가의 프리뷰를 보면 본격적인 이야기가 더욱 흥미롭게 느껴진다. 소비예찬까지는 아니더라도 잘 쓴 돈은 그 돈을 쓴 사람에게 지속적인 즐거움과 만족감을 줄 수 있고 이는 결국 '스스로를 아끼고 잘 대접해 다시 잘 일할 수 있는 상태로 유지한다(p.8)'는 것이다. 

 

그러면서 덧붙이기를 '신예희에게 소비란, 건강하고 단단한 생활의 선순환을 이루는 고리다. 어떻게 해야 소중한 자신을 만족시킬 수 있는지 잘 아는 사람이, 행복의 도구를 능숙하게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그가 권하는 제품이 사고 싶어진다. 다시 말해, 잘 살고 싶어진다.(p.9)'고 말한다.

 

 

이분의 말처럼 책을 읽다보면 신예희 작가가 이야기하는 물건들을 사고 싶은 마음도 생길 수 있고 거기까지는 아니더라도 정확히 어떤 물건일까 싶은 궁금증 그리고 그렇게나 좋은가 싶은 마음은 생길것 같긴 하다. 

 

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성인은 거의 없을 것이다. 현금보다는 카드 사용이 더 많을수도 있을테데 보통 카드를 사용하면 나의 소비 패턴을 보여준다. 어느 곳에서 가장 돈을 많이 쓰는지와 같은. 그래서 나의 소비에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는 카드를 추천해주는 기능까지 있다. 

 

이 책도 어쩌면 그런 느낌일수도 있다. 저자가 자신의 소비패턴, 나아가 자신의 무엇을 소비하면서 기쁨을 느끼는가, 내지는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진짜 욕망이란 무엇인가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남들이 볼땐(심지어 어머니일지라도) 왜 저렇게 돈을 낭비하나 싶은 부분(샐러드를 사 먹는다거나, 로봇 청소기를 산다거나...)도 자신이 만족스럽다면, 그리고 자신의 생활에서 일정부분 돈으로 지불하고 그 지불의 선순환으로 다시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는 기회비용으로 처리된다면 어쩌면 그 돈은 투자라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진다는 것이다. 

 

돈지랄이라는 표현이 너무 강하게 느껴져서 사실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책을 보고 있노라면 이유 없는 소비는 없어 보인다. 설령 그것이 가성비가 아닌 가심비라 할지라도 그 가심비의 효과가 이후의 수익이나 자신의 건강, 아니면 인생의 만족도까지 높여준다면 이는 충분히 지출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분수를 모르고 지나친 과소비를 하는게 문제라면 문제겠지만 그것이 아니라 자신이 감당할 수준에서의 소비라면 그것은 주변인이 왈가왈부할 부분은 아니라는 것이 이 책을 통해 느낀 바이다. 아울러 이런 소비를 통해서 저자는 어쩌면 진짜 자신의 취향을 조금씩 발견해나가고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것을 알아가는 기회이기도 할테니 나중에는 소위 말하는 허투루 돈을 쓰지 않고 진짜 자신이 원하는, 자신의 취향에 바로 소비를 할 수 있을테니 한편으로는 이도 한 방법이지 않나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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