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딩 보게 해주세요

엔딩 보게 해주세요 - 하이퍼리얼리즘 게임소설 단편선
김보영 외 지음 / 요다 / 2020년 5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게임으로 인해 폐인이 되었다는 이야기, 게임 때문에 현실 세계에서 살인을 저지른다는 이야기, 게임머니 때문에 각종 범죄가 발생한다는 이야기들을 보면 마냥 게임을 죄악시하기도 하지만 요즘은 많이 달라졌다.

워낙에 게임시장이 넓어지기도 했지만 관련 사업이 다양한 분야로 뻗어가면서 충분히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여겨지기도 하는데 이번에 만나 본 『엔딩 보게 해주세요』는 흥미롭게도 실제 게임 개발자 출신인 5명의 저자가 만들어낸 단편소설집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독특하다고 생각했던 작품이기도 하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직업을 실제로 가진 작가가 현실 정보, 현실의 상황을 바탕으로 소설화하는 경우는 이제 낯설지 않다. 현역 검사, 현역 의사의 스릴러 소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은 게임 개발자들의 이야기이니 얼마나 자신들이 그 세계를 잘 알까하는 생각에 더욱 궁금했고 과연 그와 관련된 이야기는 어떨까 더욱 기대되었던것 같다.

김보영작가의 「저예산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전삼혜 작가의 「당신이 나의 히어로」, 김성일 작가의「성전사 마리드의 슬픔」, 김인정 작가의「앱솔루트 퀘스트」, 김철곤 작가의 「즉위식」가 나온다.

「저예산 프로젝트」는 요즘 인기인, 그래서 나 역시도 해보고 싶어서 너무 궁금한 증강현실 게임을 소재로 하고 있다. 보통 증강현실이라고 하면 진짜 같은 생생한 그래픽이 생명일것 같은데 이 작품 속 증강현실 게임은 특이하게도 재연 배우로만 진행된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게임의 개발자인 이세연이라는 인물이 특이점이라면 특이한 경우일것 같다.

이외에도 「당신이 나의 히어로」는 아마도 TV 게임 광고에서 많이 들어 봤음직한 RPG 게임에 관련한 이야기다. 시대극이라고 표현해도 될지는 모르겠으나 세 3개의 진영이 싸워서 자신의 진영에서 왕을 만들어내는 팀전이라고 해야 할것 같다. 특이한 점은 이 게임이 새로 출시된 것이 아니라 이미 종료된 게임의 리메이크와 관련되어 있다는 점이다.

「성전사 마리드의 슬픔」는 가상 현실 속 게임 캐릭터와 관련해서 흥미로운 이야기가 펼쳐지고  「앱솔루트 퀘스트」는 어쩌면 가장 이 소설의 특징과 맞닿아 있는 작품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게임 개발자의 노고를 볼 수 있다고나 할까. 마지막 「즉위식」는 이제는 잊혀진 게임 제작 회사의 재기를 둘러싼 이야기가 펼쳐진다. 

정말 많은 게임이 있을 것이고 또 소위 히트를 쳐서 엄청난 인기와 부를 가져다주는 게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되기까지는 게임 제작자들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을 것이기에 가능할텐데 개인적으로는 아날로그 게임 정도, 그나마도 테트리스 정도만 아는 경우라 여러모로 신선한 내용이였고 한편으로는 신기하기도 했다.

게임을 잘 아는 분이나 게임을 하는 분들이라면 좀더 재미있지 않을까 싶고 반대로 나와 같은 경우도 내용은 어렵지 않기 때문에 낯선 분야를 알아가는 재미도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