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이 사라진 밤
루이즈 젠슨 지음, 정영은 옮김 / 마카롱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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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차라리 지독한 악몽였다면 싶었을 것이다. 어느 일요일 아침 잠에서 깨자마자 앨리슨은 확실히 무엇인가 잘못되었음을 알게 된다. 머리가 깨질듯이 아프고 몸 곳곳에는 멍이 있고 특히 머리에는 핏자국이 있다.

 

도무지 정신을 차릴수가 없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곰곰히 생각해보니 앨리슨은 남편인 매트와 별거 중 친구인 크리시와 줄리아의 권유로 데이트 앱으로 상대를 알아보던 중이였고 그중 한명과 만나기로 하고 약속 장소에 갔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후의 일들이 기억에 없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사실은 자신의 얼굴을 화장실 거울에 비춰보니 자신인데 얼굴이 낯설다. 도대체 거울 속 사람은 누구란 말인가...?

 

온통 혼란스러운 가운데 기억을 더듬어 정보를 알아보려고 하지만 도무지 쉽지가 않다. 게다가 이런 상황에서 앨리슨에게 협박 편지가 도착하고 이는 앨리슨을 더 큰 공포 속으로 몰아넣기에 충분하다.

 

과연 지난 밤 그녀에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단순히 필름이 끊긴 수준을 넘어 모든 기억, 심지어 자신을 포함한 모두의 얼굴이 사라져버렸다. 얼굴을 인식하지 못하는 증상이나 장애를 말하는 상모실인증을 언급하는 병원. 그 병명이 너무 뜨금없다고 여겨지지만 『얼굴이 사라진 밤』 속의 앨리슨이 겪을 충격과 공포를 생각하면 오히려 자신의 존재 자체도 의심하게 되지 않을까 싶어 이야기는 상당한 몰입감으로 부여한다.

 

단순히 범죄를 당한 피해자가 아니라 어딘가 모르게 자신도 가해자인듯 말하는 협박 편지도 그렇고 모든 기억, 심지어 얼굴에 대한 기억까지 잃어버린 마당에 상황은 너무 심각해 보인다.

 

데이트 앱으로 만나기로 했던 그 남자의 범행일지, 아니면 누군가 자신을 이전부터 범행의 대상으로 삼고자 한 사람이 있었는지, 그랬다면 누구인지 도통 그 무엇도 알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앨리슨은 그날 밤의 진실을 파헤쳐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 셈이니 얼마나 혼돈스럽고 또 두려울까 싶다.

이렇게 된 이상 앨리슨은 주변의 모든 이들을 의심하게 된다. 누구라도 그렇지 않겠는가. 아무도 믿을 수 없게 되니 모두가 의심스럽다. 특히 자신이 데이트 앱 남자를 만나러 갈 때 주변에서 그 사람이 괜찮은 사람인지 봐주기로 했던, 현재 동거인이기도 한 크리스의 행방이 묘연한 점도 앨리슨에겐 당혹스러운 대목이 아닐까 싶다.

 

게다가 사람들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니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들을 구별하고 기억해야 하는 고충까지 있다.

 

독자들은 과연 앨리슨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누가 그녀를 이런 상황에 빠지게 했고 범인은 누구인지를 앨리슨과 함께 추리해가는 묘미가 있을 것이다. 확실히 모든 것이 장막에 가려 있다시피한 상황에서 진실을 파헤쳐가야 하는 설정은 심리스릴러와 만나 더 큰 재미를 선사하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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