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의 발견 - 나의 특별한 가족, 교육, 그리고 자유의 이야기
타라 웨스트오버 지음, 김희정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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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자랑스럽게도 고유의 독창적인 문자를 가지고 있고 게다가 이 문자가 유일하게 만든이와 제작 과정이 기록되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져도 될만한 나라에 살고 있다. 그런 우리나라도 어려운 경제 상황으로 문맹률이 높았던 때가 있었지만 이제는 한국의 교육열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의무교육이 당연시 되는 시대에 살고 있고 아동학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시점에는 전에 없이 예비소집까지 하는 요즘이다. 그리고 초중고등학교 교육은 물론 심지어는 대학진학율도 상당히 높은 편에 속한다.

 

그렇기에 무려 열여섯 살이 될 때까지 학교에조차 가본 적이 없다는 소녀의 이야기는 아무리 우리나라가 아니라도 참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그런데 이 소녀가 이후 무려 케임브리지 박사가 되었다면 이는 놀라움을 배가 시키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어떻게 보면 제목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타라 웨스트오버의 삶이 바로 그것이다. 이 책은 타라의 자전적 에세이라고 봐도 좋은데 그녀는 이 책을 통해서 남들과는 달랐던 자신의 진솔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1986년도에 태어났으니 적지 않은 나이다. 그녀의 국적은 미국. 무려 7남매 중 막내딸로 태어난 그녀는 평범하지 않은 집안 분위기(어쩌면 아버지의 종교적 신념일지도 모르겠지만)로 인해 학교를 다니지 못한다.

 

간혹 TV를 보면 부모의 신념으로 자식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경우를 보게 되고 그럴 때마다 부모가 어떻게 저럴까 싶은 생각을 하게 되는데 미안하게도 타라의 삶이 딱 그런 상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 같다.

 

그저 보통의 미국 가정에서만 태어났어도 보통 아이의 삶을 살았을텐데 싶어서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그녀가 살아 온 삶의 이야기를 접할수록 그녀가 잃어버린 시간들이 참 안타깝게 느껴질 정도이다.

 

더욱이 그저 학업적인 면에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항생제나 현대 의학을 거부한 채 아이들을 병원진료조차 제대로 하지 않아 문제가 된 경우가 있었는데 타라네 역시도 이런 문제까지 겹쳐 있다.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그러나 이런 타라에게 일생일대의 변화를 불러오게 만든 계기가 생기는데 바로 대학에 간 오빠를 통해 지금껏 자신이 살아 온 세상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 존재함을 알게 된 것이다.

 

타라는 이때부터 아버지의 눈을 피해 대학을 가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그 노력은 끝내 결실을 맺는데 그녀가 대학생활을 시작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쉽지 않은 길을 걸어왔구나 싶어 더욱 대단해진다. 사실 고등학교까지 정상적인 교육제도 안에서 살다 대학에 진학해도 모르는것 투성이라 새내기 때는 정신이 없는데 타라는 열일곱 살의 나이에 처음으로 학교에, 그것도 대학에 갔으니 어떠했을까 싶다.

 

『키다리 아저씨』라는 작품이 생각났다. 거기에서 보면 주디가 키다리 아저씨의 후원으로 대학에 진학해 첫 문학수업을 들을 때의 에피소드가 등장한다. 그 나이 대의 여학생이라면(아니 그 나이 대의 사람이라면) 당연히 읽어 봤음직한 문학작품도 그녀는 알지 못한다. 게다가 고아원에서 자랐기에 보통의 가정에서 자랐다면, 정상적인 교육제도 안에서 자랐다면 알만한 것도 주디는 낯설고 생소하다.

 

주변에서는 그걸 모르는 주디를 오히려 이상하게 보지만 주디는 그걸 자신만 빼고 모두 알고 있는게 신기하다.

 

아마도 타라의 상황이 딱 이런 분위기였지 않았을까 싶다. 책은 타라의 보통의 삶에서 동떨어져 살았던 이야기, 그러다 보통의 삶의 테두리 안에서 적응하는 과정, 그리고 보통 보다는 뛰어난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를 잘 담아내고 있어서 새해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올해의 목표를 세우고 또다시 작심삼일하고 있다면, 삶의 목표에 대한 자극이 필요하다면 기꺼이 『배움의 발견』을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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