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 웨이 다운
제이슨 레이놀즈 지음, 황석희 옮김 / 밝은세상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No. 1: 우는 것
하지 마라.
무슨 일이 있어도.

No. 2: 밀고하는 것
하지 마라.
무슨 일이 있어도.

No. 3: 복수하는 것
해야 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상당히 독특한 책을 만났다. 『롱 웨이 다운』은 작가인 제이슨 레이놀즈의 10대 시절과 닮아 있다고 한다. 물론 그가 이 책 속의 룰을 따르는 상황이였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작가는 복수가 최선이 아님을 말하고자 이 책을 쓰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을 해본다. 복수는 또다른 복수를 부를 뿐이니 말이다.

 

책 속 주요 화자는 윌. 윌리엄이다. 오직 어머니와 자신의 형 숀만이 부르는 이름이 윌리엄이다. 그런데 그저께 형 숀이 바깥에서 총에 맞아 죽는다. 누군가가 쏜 총이다. 어머니가 쓸 비누를 사서 집으로 돌아오던 길이였다.

 

윌은 당장 이 동네의 룰을 떠올린다. 울지 않고 밀고하지도 않고 복수는 해야 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말이다.

 

그리곤 형의 방에 있는 고장난 서랍 속에서 총을 찾아 엘리베이터를 탄다. 아래로 내려가는 길,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고 한 사람이 탄다. 벅이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 형 숀에겐 형 같은 존재였던 사람. 하지만 그는 이미 죽었다. 벅은 윌에게 묻는다. 지금 윌이 총을 가지고 있고 어딘가로 향하는 상황에 대해서...

 

그렇게 한층 한층 내려갈수록 새로운 사람이 탄다. 아니, 사람이 아니다. 그들은 이미 죽었으니... 윌의 첫키스 상대였던 대니, 마크 삼촌, 아버지, 프릭, 그리고 마지막으로... 죽은 형 숀까지...

 

그들은 자신들이 어떻게 죽었는지, 아니면 그에 앞서서 자신들이 누굴 죽였는지 말한다. 누가 먼저 정했는지 알 수 없는 이 동네의 룰을 그대로 따랐던 이들의 끝엔 또다른 누군가의 룰에 따른 복수가 있었을 뿐이다.

 

그랬기에 작가는 이들의 죽음을 통해, 이들이 어떻게 죽게 되었는가에 대한 과정을 통해 복수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드는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마지막 반전(이라고 해야 할지...), 과연 윌의 정체는 무엇일까?

 

숀이 남긴 마지막 그 한 마디가 지금껏 나온 모든 이들의 이야기를 압도하는 싸늘함을 준다. 과연 윌은...?

 

마치 영화의 대사가 휘몰아치듯 진행되는 책의 구성도 긴장감을 유발함과 동시에 1분 남짓한 엘리베이터의 하강 상황에서의 일이라곤 여겨지지 않을정도로 몰입감을 선사하는 흥미로운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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