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 요정 그리고 공주 - 다 알지만 잘 모르는 이야기 아르볼 N클래식
조제프 베르노 지음, 이정주 옮김 / 아르볼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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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마녀, 요정 그리고 공주』에 등장하는 마녀, 요정, 공주는 우리에게 익숙한 이야기들이다. 그런데 막상 읽어보면 그 세세한 이야기에서는 이미 알고 있었던 이야기와는 조금씩 차이가 난다. 그렇기에 제목 뒤에 이 말이 붙어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다 알지만 잘 모르는 이야기’라고.

 

 

 

가장 먼저 등장하는「아름다운 바실리사」는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신데렐라의 러시아 버전 이야기 같다. 아버지와 결혼한 새어머니. 그리고 두 새언니. 아름다운 바실리사를 시기질투해  그녀를 마녀에게 보내지만 어머니가 남겨주신 마법 인형으로 인해 무사히 고난을 이겨내고 집으로 마녀로부터 받은 불을 받아 집으로 돌아와 나쁜 새어머니와 새언니들을 물리친 후 착한 마음씨와 뛰어난 아마실 잣는 솜씨로 인해 결국 황제의 눈에 띄고 결혼까지 해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한 가지 궁금한 점은 이후 아버지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백설공주」는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스토리대로인데 몇 가지 다른 점이라면 나쁜 왕비가 사냥꾼에게 시켜 백설공주를 죽이고 허파와 간을 가져오라고 하는데 막상 백설공주를 죽이려고 하니 그럴 수 없었던 사냥꾼이 어차피 숲속에서 그녀가 짐승들에게 잡아먹힐거란 생각에 살려주고 새끼 멧돼지의 허파와 간을 가져오는데 왕비를 이걸로 요리를 해먹었다는 이야기다. 알고 있던것 보다 잔혹하다.

 

 

 

이후 백설공주는 우리가 잘 아는대로 일곱 난장이의 도움을 받아 살아가다가 여러 변장을 하고 온 왕비에 의해 결국 독사과를 먹고 죽게 되고 차마 백설공주를 땅에 묻을 수 없어 유리관에 담게 되는데 지나가던 왕자가 이 관을 부하들에게 옮기라고 하고 이때 백설공주의 목에 걸린 사과가 튀어나와 그녀가 되살아난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둘은 결혼을 하게 되는데 이때 새엄마인 왕비도 초대받게 되고 결국 왕비는 불에 달군 철 구두를 싣고 발이 불탈 때까지 춤을 추는 벌을 받아 죽었다니 역시나 잔혹하다. 실제 그림형제가 담았던 동화는 상당히 잔혹한 면이 많았다고 하는데 그 흐름의 일환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잠자는 숲속의 공주」는 초대받지 못했던 요정의 저주로 물레에 손이 찔려 백년 동안 잠들게 된 공주의 이야기, 그리고 그녀를 깨우게 되는 왕자의 이야기는 같으나 이후 왕자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둘을 낳은 공주가 자신이 잠든 성에서 2년을 왕자와 살다가 왕자가 왕이 되기 위해 자신의 성으로 돌아가는데 이때 공주와 아이들을 데려간다.

 

 

 

놀라운 점은 왕자가 공주와 아이들을 뒤늦게 데려간 것은 바로 어머니가 사람을 먹는 습성이 있었고 실제로 왕이 전쟁을 위해 성을 떠나 있을때 공주와 아이들이 위험에 처했다가 극적으로 살아나는 이야기가 그려진다. 아무튼 역시나 충격적인 결론이 아닐 수 없다.

 

 

 

「헨젤과 그레텔」은 대체적으로 비슷한 것 같은데 아이들을 숲에 데려가는 계획을 짜는 것이 새엄마이고 결국 아이들이 무사히 마녀의 과자집을 탈출해 집에 돌아왔을 때 새엄마는 죽은 이후였고 아버지와는 마녀의 집에서 가져 온 여러 보석들로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다.

 

 

 

이후 나오는 ‘짤막한 이야기’에서는 태양신 헬리오스와 대양의 여신 페르세이스 사이에서 태어난「키르케」의 이야기로 오디세우스에게 빠진 키르케가 훗날 이타카섬으로 돌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이야기다. 「메데이아」는 키르케의 조카라고 하는데 이아손이 황금 양털을 훔치고 무사히 도망칠 수 있도록 그야말로 패륜도 서슴치 않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결국 이아손이 그라우케에게 반해 결혼을 하려고 하자 모두를 파멸시키는 이야기다.

 

 

 

한 남자를 사랑해 귀한 보물을 내어주고 그를 뒤쫓는 아버지로부터 시간을 벌고자 남동생을 죽이고 그 시신에 끔찍한 일도 자행한다. 그러나 결국엔 모두가 파국의 길을 가니 사랑에 눈 먼 죄로 관련된 이가 모두 불행해지는 이야기이다.

 

 

 

「모건 르 페이」는 랜슬롯에 빠진 모건 르 페이가 기네비어 왕비에 대한 마음을 접지 않자 그를 지하 감옥에 가둔다는 이야기이며 「멜뤼진」은 레몽댕이라는 남자와 결혼을 하지만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은 남편을 떠나게 되는 이야기다.

 

 

 

이외에도 「한여름 밤의 꿈」일부와 존 키츠의 「무정한 미인」이 실려 있으며 끝으로 「그라시외즈와 페르시네」와「팅커 벨」이야기가 나온다. 이 책에서 가장 낯설게 느껴졌던게 바로「그라시외즈와 페르시네」인데 우아한이라는 뜻을 가진 그라시외즈는 이름만큼이나 아름다웠고 그녀와는 정반대의 그로뇽(늘 불평하는 이란 뜻)의 이야기로 그로뇽이 그라시외즈의 아버지이자 왕이 왕비의 죽음 이후 슬퍼할 때 우연히 만나 그에게 금과 보석을 건내는 댓가로 결혼을 하게 되고 이후 그라시외즈를 죽이려고 하는 가운데 페르시네 왕자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달아나게 되고 결국 행복하게 산다는 이야기다.

 

 

 

「팅커 벨」은 피터팬에 나오는 팅커 벨이 지닌 성격에 대해 기술한 짧은 이야기이다. 대체적으로 공주 이야기는 확실히 아름다운, 착한, 인내하는, 그러나 한편으로는 스스로 무엇인가를 하기 보다는 주변의 도움(마법 인형, 왕자, 요정 등)으로 결국엔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로 귀결되는게 조금은 아쉬운 이야기다. 그나마 헨젤과 그레텔만이 스스로의 힘으로 마녀의 위기에서 벗어난다고 해야 할지...

 

 

 

다만, 제목처럼 너무나 익숙한 이야기의 알지 못했던 부분들을 읽을 수 있었던 점은 흥미로웠던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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