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표 내고 도망친 스물아홉살 공무원
여경 지음 / 들녘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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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표 내고 도망친 스물아홉살 공무원』. 제목만 보곤 나 역시도 그녀의 팟캐스트 영상 속 질문들처럼 당연하게도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니 도대체 왜?!!’. 그렇다. 저자는 대기업도 그만두고, 의사와 변호사도 응시하고, 대학도 포기하고 고졸 전에 시작한다는 무려 그 합격하기 어렵다는 ‘공무원 시험’ 합격자로 실무에서 현역 공무원 생활을 하다 많은 이들이 그토록 갖길 원하는 희망 직업을 스스로 박차고 나온 인물이다.

 

궁금했다.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소위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섰다는, 그 직접을 왜 저자는 스스로 나와버린 것일까?

 

 

책에서는 저자가 이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야기가 소개된다. 물론 어떤 이유에서 공무원이란 직업을 선택하게 되었는가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눈길을 끌었던 것은 바로 이 말이다.

 

‘처음 9급 공무원 합격 소식을 들었던 그날을 떠올렸다. “이제 대한민국 평균은 되겠구나”라는 안도감을 느꼈었다. 실제로도 그랬다. 정말 딱 평균의 사람이 되었다. 넉넉하진 않았지만 매달 들어오는 월급 덕분에 특별히 가난에 쪼들리지는 않았다. 또 정년과 신분이 보장되는 덕분에 적당히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었다. 하지만 겉과 다르게 내면은 늘 가난하고 불안했으며, 공허했다.’(p.6)

 

아이러니하게도 저자는 공무원 사직서를 내던 날 밤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의 기분을 떠올린 것이다. 저자의 이런 선택에 대해 많은 생각이 갈릴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런 어떻게 보면 안도의 생각 뒤에 실무에서의 생활을 하면서 찾아오는 솔직한 감정들을 경험하면 할수록 이 직업이 자신에겐 맞지 않는 옷이라고 더욱 강하게 느꼈던게 아닐까 싶다.

 

아마도 스스로도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요즘같은 불확실한 세상에서 많은 사람들이 그야말로 남녀노소 공무원이란 직업에 눈길을 돌리는 것은 바로 이 ‘안정적’이라는 요소에 큰 매력을 느끼기 때문일테니 말이다. 

 

하지만 저자는 직장을 그만두고 처음에는 해외 취업을 계획했다고 한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당장은 괜찮을지 모르나 이후 병과가 더 진행될수도 있다는 말에 결국 이 일도 좌절되고 만다. 건강문제가 걸리니 저자도 마냥 떠날수만은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눈을 돌린 것이 팟캐스트 그리고 지금의 유튜브 채널 운영이다. 이렇게 글도 쓰고 있고 강연도 한다고 한다. 공무원이라는 직업이 안정적이나 사실 월급 그 자체만 놓고 보면 많진 않다. 각종 수당이 있다는 것인데 저자는 초과근무에 따른 수당을 받기 위해 정시퇴근 보다는 야근을 할 때가 많았다고 한다.

 

그러면 받게 되는 돈과 공무원 퇴사 후 첫 강연에서 받은 비슷한 십 여만원의 돈. 진정 자신이 원해서 한 일을 통해 받는 돈은 분명 금액이 같을지언정 가치는 다를 것이다.

 

지금 저자는 자신의 선택에 후회가 없다고 말한다. 오히려 어쩌면 저자의 선택을 둘러싸고 그 주변인들이 더 안타까워하거나 아니면 아예 모르는 남들이 더 후회할텐데라고 말하고 있는건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해본다.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것일지라도, 또 많은 이들이 선택하고픈 직장이라도 그곳이 좋을지 않좋을지그곳에 몸 담아본 사람만이 알테고 또 그중에서도 좋지만 자신에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맞지 않으나 계속 다닐수도 있을 것이다.

 

이건 어디까지나 각자 개인이 선택할 부분이다. 저자가 이전과는 분명 다른 길을 가고 있다는 것에 대해선 쉽지 않았을 그 용기, 그리고 다시금 자신의 삶을 새롭게 이끌어나가고 있는 도전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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