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는 저자인 루이스
알베르토 우레아 자신의 가족 이야기를 모티브로 했다고 알려지는데 그야말로 시트콤을 넘어 어떻게 보면 막장 가족 같은 스토리이기도 하다.
스펙터클이라는 말이 실로 어울리는, 세상에 이런 가족 또 없다 싶을것 같은 이야기로 어떻게 보면 자신의 치부일수도 있고 또 한편으로는 너무나
파란만장한 가족사라 자신이 작가라면 써보고 싶어질것 같은 그런 이야기이기도 한것 같다.
이 책의 주요 인물은 빅 엔젤. 그는 자신의 70세 생일을 앞두고 있다. 그런데 생일 바로 일주일
전에 무려 100세인 어머니가 돌아가신다. 형제, 아들, 손주에 이르기까지 많은 가족을 거느린 빅 엔젤은 이 많은 가족들이 자신의 생일에 한
번, 그리고 어머니의 장례식에 한 번 연이어 두 번씩이나 모이는게 쉽지 않을거라는 생각 끝에 특이하게도 어머니의 장례식을 자신의 생일 파티와
함께 하기로 결정한다.
그런데 또 변수라면 변수인 것이 그는 최근 암 선고를 받았다. 어쩌면 생애 마지막이 될 생일 파티.
그래서 빅 엔젤에겐 이번 생일 파티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느껴질 것이다.
빅 엔젤. 데 라 크루스 집안의 가장인 그의 이름은 미겔 엔젤이지만 가족들은 그를 빅 엔젤로 부른다.
위의 그림은 데라 크루스 집안의 가계도이다. 참 복잡한 관계도가 아닐 수 없다.
무려 4대에 이르는 대가족은 저마다 사연이 많다. 빅 엔젤은 다소 비약이 있을순 있지만 가족을
책임지려는 모습에서는 우리네 아버지의 모습과 닮아 있기도 하다. 여기저기 뿔뿔이 흩어져서 살아가던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이니 참 복잡하고
정신없다. 그리고 어느 나라의 어느 가족이나 마찬가지이겠지만 가장 가까운 가족이기에 때로는 어쩌면 가장 큰 상처를 주고 받는것 같은데 빅 엔젤의
가족에게도 그런 모습은 존재한다.
한창 때 아주 커다랗게 보였을 빅 엔젤도 세월 앞엔 장사없다고 어느 새 나이가 들고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으면서 약한 모습을 보인다. 어쩌면 사는게 바빠 더 많이 표현하지 못하고 더 다정하지 못했던 모습들을 후회할지도 모르겠다.
자신에 대해 서슴없이 죽어가고 있다고 표현하는 그는 약하면서도 강인함을 잃지 않는다. 어쩌면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분위기는 장례식과 생일 파티, 그리고 이별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결코 가라앉지 않게 만드는데 이건 빅 엔젤의 가족들이 지닌
다양한 사연들과 이들의 얽히고 설킨 가족사가 한시도 지루할 틈을 주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어떻게 보면 뻔한 결말로 흐를 수 있는 이야기를 그렇게 만들지 않는 저자의 역량이 돋보이는 작품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