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썰록
김성희 외 지음 / 시공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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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좀비 썰록』이라는 제목에서도 어느 정도 감은 오겠지만 퓨전 소설 같은 작품이다. 좀비는 보통 서양의 스릴러 장르에서나 나옴직한 캐릭터이다. 그런데 우리의 고전에 좀비를 적용하면 과연 어떻게 될까?

 

그 흥미로운 발상과 시도를 『좀비 썰록』이 하고 있는 것이다. 한 작품이 아닌만큼 한 명의 작가가 쓴 책이 아니다. 총 5편의 고전을 5명의 작가가 새롭게 쓰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언뜻 제목이 너무 익숙한, 그러나 마지막엔 살짝 비틀어버린 작품들이 눈에 띈다는 것이다.

 

익숙해서 이미 그 내용을 알고 있기 때문에 과연 어떻게 좀비로 비틀었을지 더욱 궁금해진다고 해야 할까. 바로 「사랑손님과 어머니, 그리고 죽은 아버지」, 「운수 좋은 날」, 「피, 소나기」가 그러하다. 익숙한 것에서 발견하는 낯선 스토리가 더욱 기대 되었다.

 

이 책에서 오마주한 원작은 정철의 『관동별곡』, 김시습의 『만복사 저포기』, 주요섭의 『사랑손님과 어머니』,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 그리고 황순원의 『소나기』이다.

 

원작을 알고 있으면 좀더 재미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과연 어떤 부분이 어떤게 좀비로 틀었을지를 원작과 비교해서 찾아내는 묘미도 있을것 같기 때문이다. 물론 결말적인 부분도 말이다.

 

「관동행」은 정철이 강원도로 가는 과정에서 좀비를 만나는 과정을 그리고 있고 「만복사 좀비기」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만복사라는 공간이 등장하고 여기에서 좀비를 피해 숨어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제목만 보고선 가장 궁금했던 이야기가 바로 「사랑손님과 어머니, 그리고 죽은 아버지」와 「피, 소나기」였다. 원작을 생각하면 안타까움이 느껴지는 글이였는데 과연 여기에 좀비가 등장하면 이야기는 어떻게 될지 너무나 궁금했기 때문이다.

 

사랑방 손님의 정체, 어딘가 모르게 연민을 자아냈던 어머니가 이번 작품에서 반전의 묘미로 작용하는 캐릭터라 인상적이였고 「피, 소나기」의 경우에는 왠지 모르게 원작과 그 분위기가 비슷한것도 같아 좀비 버전으로 읽는 재미가 있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운수 좋은 날」는 뭔가 코믹하다고 해야 할지, 좀비하면 딱 떠올리게 되는 이미지를 뛰어넘는 등장하는 좀비 그 자체가 어떻게 보면 반전이라 재미있었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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