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를 읽어
본 것은 수 차례다. 그리고 어릴 적에도 읽어 본 기억이 난다. 그런데 참 묘한 것이 어린 시절 읽었던 책과 어른이 되어 있었던 책은 그 느낌이
너무나 달랐다. 아직 이별이 뭔지도 모르고 길들여진다는 것, 그리고 진정한 우정을 나눈다는 것이 무엇인지 몰랐던 시기의 이야기는 왕자와 사막
여우의 헤어짐이라든가 비행사와 어린 왕자의 이야기가 크게 와닿지 않았던게 분명하다.
오히려 그보다는 왕자가 비행사가 그린 모자 안의 보아뱀이라든가 양을 담을 상자를 그린 그림이 신기했던
마음이 컸던것 같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다시 읽은 『어린 왕자』는 책을 덮기도 전에 나를 울게 만든다. 소중한 이와 언제
만날지 모르는 이별을 한다는 것, 하지만 그 이별이 오롯이 슬픔만 있지 않은 상대가 자신의 고향(소행성 B612)로 돌아가 자신이 그토록
소중하게 생각했던 장미에게로 가는 것임을 알기에 분명 헤어짐이 안타깝고 그리울테지만 그래도 괜찮다고 떠나는 이를 오히려 배려할 수 있었을
것이다.
커보니 그런 감정들이 느껴지더라는...
고전 중의 고전. 지금도 많은 사람들의 인생 책이라 불리는 작품인 『어린왕자』. 실제로 공군에 입대해
비행사가 되었고 제2차 세계대전 군용기 조종사로 활동했던 생 텍쥐페리의 이 작품은그가 정찰 비행을 떠났다가 행방불명된 것과 맞물려 왠지
신비로움과 함께 그의 상상력일 뿐이겠지만 왠지 그럴지도 모를... 이란 생각을 해보게 만드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어린 왕자가 자신의 행성을 떠나 지구로 오기까지 만났던 여러 행성에 살던 어른들의 모습은 시간이
흘렀어도 어릴 적 순수함을 잃은 채 현재를 살아야하는 어른들의 한 단면 같기도 해서 읽을 때마다 어떻게 이렇게 시대와 동떨어지지 않을까 싶으면서
한편으로는 어느 시대가 되었든 아이에서 어른이 되어버리면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변해버리는건가 싶기도 했다.
약속의 의미, 기다림의 의미, 아직 남은 그 기다림의 시간이 행복할거란 사막여우의 말, 그리고 어느
날 불쑥 찾아 왔던 것만큼이나 그렇게 이별하는 어린 왕자의 모습은 아마도 우리가 지금 놓치고 살아가는 내 주변의 소중한 이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만드는 순간들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늘 읽어도 좋고, 몇 번을 읽어도 좋은 이 작품은 모모북스 모던 클래식 시리즈로 출간된 도서이다.
양장본으로 되어 있고 수록된 그림도 있어서 앞으로 계속해서 출간된 시리즈를 소장하기에도 딱 좋을 것 같은 작품이라 만약 독서를 위해 추천작이
필요하다면 모모북스 모던 클래식 시리즈부터 시작해보길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