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로마신화는 늘
봐도 흥미롭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등장인물도 많거니와 그들 사이의 관계가 상당히 복잡하게 느껴지는데 어쩌면 이번에 만나 본
『명화로 보는
아이네이스』 역시도 그렇지 않을까
생각한다.
미래타임즈에서 출간된 이 책은 <명화로 보는 시리즈>라고 해도 좋을것 같은데 이번 도서의
주인공은 바로 아이네이아스의 일대기를 그린 이야기로 흥미로운 점은 최근 읽어 본 단테의 『신곡』에서도 잠깐 등장했던
베르길리우스가 쓴 작품이다. 베르길리우스는 단테가 로마 최대의 시인이라고 극찬했던 그의 스승이기도 하다.
사실 단테는 알지만 그럼에도 베르길리우스는 낯설었는데 단테 이후 비교적 이른 시기에 그의 스승이 쓴
작품을 만났다는 점도 의미있겠다.
이 작품에서 아이네이아스는 미의 여신으로 불리는 아프로디테의 아들로 나온다. 트로이 전쟁에도
등장했다고 하는데 영화를 본 적이 있음에도 워낙에 다른 부분에 초점이 맞춰졌다보니 그 당시 헥토르 만큼이나 유명했던것 같은데 사실 처음
들어본다고 해야 할것 같다.
어찌됐든 그리스와 트로이 사이의 전쟁에서 트로이가 멸망하자 아이네이아스는 결국 트로이를 탈출해서
새로운 나라를 세우려고 하는데 이 과정에서 그는 카르타고의 여왕인 디도를 만나고 둘은 사랑에 빠지지만 결국 아이네이아스는 디오 여왕의 청혼을
거절한다. 하지만 결국 두 사람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못하는데 아이네이아스에게 사랑을 갈구하는 디도의 모습도 안타깝고 디도의 사랑을 거부한채
카르타고를 빠져나가는 아이네이아스도 분명 트로이를 떠나올 때의 목적이 있었을테니 어찌보면 둘은 인생의 추구하는 바가 달랐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그 결과는 디도의 자결이라니... 둘의 사랑에 좀더 절박했던 이는 디도 여왕이 아니였나
싶기도 하다.
신의 아들(아프로디테), 신의 부름(제우스), 신의 방해(헤라), 신의 도움(포세이든)에 이르는
그야말로 한 망국으로부터 탈출하고 저승으로 가는 경험을 하고 또 결국 라비니움을 건설하고 그의 그들의 후손이 나라를 건설했고 그것이 이어져 결국
로마제국의 건립까지 간다는 이야기는 그야말로 어떻게 보면 로마가 어떻게 해서 건국되었는가를 알아보는 프리퀄 같은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한편으로는 이토록 많은 이야기들을 거치는 과정을 쓴 베르길리우스가 참으로 대단해 보인다. 사실 이런
류의 책은 그냥 글로만 적혀 있다면 쉽게 이해하기 힘들지도 모른다. 그런데 미래타임즈에서는 명화를 삽입하고 때로는 부조와 도자기 등의 유물을
등장시킴으로써 이야기를 보다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단테의 『신곡』와 함께
묶어서 읽어보는 것도 좋을것 같다. 단테의 『신곡』에 영향을 미친
작품이기도 하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