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함께한 세 번의 여행 - 엄마를 보내고, 기억하며 삶과 이야기 1
이상원 지음 / 갈매나무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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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누군가를 잃는다는 것, 특히나 그것이 사별(死別)에 의한 것이라면 어떻게해도 다시 볼 수 없다는 사실에 더욱 슬픔은 배가 되고 고통스럽기까지 하다. 『엄마와 함께한 세 번의 여행』는 바로 그런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자신의 나이 80세는 여행을 하는 해로 삼겠다던 어머니는 저자와 지인, 그리고 어머니가 함께 떠났던 한 달여 간의 남미 여행에서 돌아온 다음 날 췌장암 말기 진단을 받게 된다. 여행 동안 몸의 불편함을 느꼈던 어머니는 동네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황달 진단을 받지만 그 의사는 황달은 여러 이유가 있으니 큰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아보라고 권한다.

 

그렇게 찾아간 응급실에서 어머니는 여러 검사 끝에 췌장담 말기 진단을 받는다. 이미 전이가 되어 수술도 치료도 불가능한 상황. 그야말로 연명치료 정도는 가능한 상태. 항암치료를 한다면 11개월 정도, 아니라면 6개월로 예상된 남은 시간.

 

 

어머니는 결국 몇 군데 병원을 다니면 검사를 거듭해서 진단과 그에 맞는 치료법을 선택하게 된 상황 속에서 임상 실험을 권한 대학병원도 있었다. 하지만 어머니에겐 그 과정 자체가 고통이 될 수 있었다.

 

그리고 점차 어머니의 상태가 나빠지면서 누군가는 어머니 곁에 있어야 하는 시간이 다가온다. 결국 대학 교수이자 강의가 없는 동안에는 시간적 여유가 있고 방학 때는 더욱 그런 저자가 어머니를 전담하게 된다.

 

긴 병에 효자 없다고 사실 간병인을 쓰는 것이 어쩌면 쉬울수도 있지만 마음 한 켠으로는 왠지 자식된 도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테고 그러다보면 이래저래 여건이 맞는 사람(가족 중 누군가가)이 도맡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때 도맡게 된 사람은 확실히 쉽지 않다.

 

환자를 간병한다는게 그저 안타까운 마음만으로 하기엔 말이다. 게다가 나머지 사람들은 마음의 짐을 덜어놓게 되니 은근히 도맡게 된 사람은 그 부분에 대해 크게 미안해하거나 고마워하지 않는다면 이 또한 은근히 사람이 기분이 상하게 된다. 아픈 사람 앞에서 이런 마음이 드는 게 미안하지만 사실 이건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모를 일이다.

 

결국 어머니는 암 진단 후 7개월의 시간을 보낸다. 시간이 갈수록 상태는 나빠지고 나중에는 호스피스 병동에 머물기도 한다. 그러다 결국 장례미사와 함께 저자와 가족들은 어머니를 떠나보게 된다.

 

저자는 말한다. 어머니와 50년을 함께 했다고... 그 시간 동안 두 사람은 모녀에서 서로의 편이 되고 마지막엔 벗이 되었노라고... 그러니 얼마나 고마운 일이냐고 말이다.

 

딸의 이런 고백처럼 어머니도 분명 그러했을 것이다. 마지막 눈을 감는 순간까지 자신의 곁을 지켜 준 딸의 존재가 고마웠을거라 생각한다.

 

아마도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저자와 같은 사별의 아픔이 있다면 떠나간 이에 대한 그리움을 느끼게 될 것이고 아직 자신 곁에 소중한 부모님이 함께 한다면 살아 계실때 좀더 잘해드려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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