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은 호수가 뒤는
빽빽한 나무가 막고 있는, 그래서 완벽하게 갇혀버린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은폐된 공간 같기도 한 집 한 채가 상당히 인상적인 표지의 작품이다.
게다가 제목은 무려 『나의 완벽한 가족』. 완벽하다는 말이 지금처럼 의심스럽게 보였던 적이 있을까 싶다.
현재 메건의 상태는 행복하다. 남편 크리스와의 관계도 좋고 아이까지 태어나면서 마치 앞으로 그녀 앞에
펼쳐진 것은 행복뿐일거란 생각이 들 정도다. 하지만 동네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하면서 행복했던 분위기에는 금이 가기 시작한다.
피해자가 바로 나면 크리스의 제자였는데 메건은 그 소년의 죽음에 남편이 범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신의 집 밖에 놓인 쓰레기통해서 죽은 소년의 피붇은 모자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원래대로라면 경찰에 증거물로 제출해야 하고 신고도
해야 했을테지만 메건은 크리스의 상황이 의심스러운 가운데 그러질 못한다.
그러자 그동안 무심코 넘겨버렸던 남편 크리스의 모습들이 수상쩍하게 느껴진다. 소년의 죽음과 연관지어
생각해보면 크리스의 행동은 더욱 의심스럽고 점차 메건의 추리 속에서 크리스는 범인이 확실하다.
이야기는 이처럼 남편에 대한 의심이 확신으로 바뀌는 메건의 심리가 너무나 잘 묘사되어 있다. 과연
메건의 의심은 정말일까?
그렇다면 크리스는 어떨까? 두 사람 사이에 딸 에비가 태어난 이후 부부는 여러모로 힘든 상황에 놓여
있다. 신생아를 둔 부모라면 알겠지만 밤에 제대로 잠을 못자는게 사람을 얼마나 극한으로 몰아가는지는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교사로 일하며 퇴근 후 집으로 가는 길이 크리스도 즐겁지만은 않다. 딸을 사랑하는 마음과는 별개로
출산 후 힘들어하는 메건과 밤마다 울어서 달래야 하는 딸, 여기에 딸에 대한 육아까지 쉽지 않다.
아내는 아내대로 남편은 남편대로 힘든 나날의 연속인 셈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부부가 이 문제를
두고 생각하는 바가 극명하게 갈린다는 점이다. 아내는 혼자서 육아를 전담한다고 생각하고 남편은 자신이 많은 것을 함에도 조금 도와주는 정도라고
생각하는게 불만이다.
결국 남편은 이런 생활에서 오는 불만과 스트레스, 그리고 이 상황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있을 순간이
필요해진다.
남편에 대한 의심 속에서 불안하고 두려운 메건과 도통 어떤 비밀을 숨기고 있는지 확실하게 드러내놓지
않는 크리스의 모습에서 독자들은 과연 타인의 눈에 이보다 더 행복해보일 수 없는 완벽한 가족이 안고 있는 비밀, 그리고 마을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의 진실이란 무엇일지에 더욱 몰입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