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소녀
세라 페카넨.그리어 헨드릭스 지음, 이영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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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심리 스릴러는 잘 쓰였을 경우 상당히 흥미롭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익명의 소녀』는 충분히 매력적인 작품이다. 이 책은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일하는 제시카와 정신과 의사인 실즈 박사의 대결 구도로 짜여져 있고 독자들에게 흥미로운 요소가 아닐 수 없다.

 

이야기의 시작은 제시카의 바쁜 일상으로 시작된다. 스케쥴에 따라 메이크업을 해주러 이동하는 제시카의 모습은 힘들고 지켜 보인다. 게다가 거대도시 뉴욕에서 메이크업 박스를 들고 인파를 헤치고 다니기엔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이런 인파 속에 묻힌다는 것, 그것은 아직은 말할 수 없는 그녀의 과거를 숨겨야 했기에 어쩌면 뉴욕은 제시카에겐 스스로를 숨기기에 제격인 장소가 아닐 수 없다.

 

그랬던 제시카의 삶이 위기에 빠진 것은 크리스마스 한 달 넘게 남긴 어느 날. 그녀는 정신과 의사이면서 뉴욕대의 교수로 일하는 실즈 박사의 설문조사에 참여하게 된다. 물론 그녀에겐 익명이 보장되고 사례금을 지급한다는 그 두 조건이 크게 작용했다.

 

어쩌면 조금이나 돈을 쉽게 벌 수 있을거란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선택이 그나마 지금까지 유지해오던 그녀의 인생을 위기로 몰아넣게 된다. 그것은 바로 익명이나 자신의 가장 비밀스러운, 남들에게 말할 수 없는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피험자가 되어 실즈 박사의 심리 실험에 가담하게 된 제시카. 사실 실즈 박사는 그녀가 속임수로 자신의 심리 실험에 들어 온 것을 안다. 그럼에도 오히려 이를 역이용하는 실즈 박사. 어떻게 보면 이때 둘의 관계에서 주도권은 실즈 박사에게 넘어갔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점차 시간이 흐를수록 실즈 박사는 전체 실험자가 대상이 아닌 제시카에 집중된 실험을 하는것 같고 이런 위기를 제시카 역시 모르지 않는다.

 

서로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교차되고 제시카와 실즈 박사는 어쩌면 각자에게 궁금증을 느끼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녀의 정체, 이런 실험의 정체에 대해...

 

그러면서 점차 주도권을 넓혀 마치 제시카를 자신의 실험을 위한 아바타처럼 조종하고 그에 대한 보상과 벌로 쥐락펴락하는 모습은 극도의 긴장감을 주게 된다. 제시카가 처음 이 실험에 참여하였을 당시만해도 그녀는 분명 이렇게 일이 커질줄 몰랐을 것이고 한편으로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고조되는 긴장감과 둘 사람 사이의 대결은 독자들로 하여금 눈을 뗄수 없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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