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는 시간에 보통 책을 읽거나 조용히 음악을 듣는다. 오롯이 방해받지 않는 그 시간이니 말이다.
누구에게나 그런 시간이 있다. 비록 시간대는 어떨진 모르지만 말이다. 그런 시간이 무엇을 할지는 그 사람만의 선택이기도 하다. 하지만 훗날
돌이켜보면 이런 시간들이 쌓이고 쌓여서 진짜 나를 만드는게 아닐까 싶은 생각도 해본다.
그리고 살다보면 위로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 그럴 때 나 혼자가 아닌 누군가가 나를 위로해주면
좋을수도 있겠지만 어떻게 보면 항상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수는 없다. 그리고 내가 나를 통해 진정한 위로를 받을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은 없다.
살면서 내가 무엇을 할 때 기쁜지, 또 내가 어떤 행위를 통해 위로와 힘을 얻는지를 안다는 것은
중요하다. 아마도 『새벽 1시 45분,
나의 그림 산책』에겐 그림이 그런
존재가 아닐까 싶다. 혼자 있는 시간을 나를 단련하는 시간으로 만든다는 것. 그 행동에 저자는 그림을 자신을 위로하는 수단으로 삼았다고 한다.
저자의 이야기 사이사이 여러 그림들이 나온다. 제목처럼 그림이 많이 나오지만 저자의 이야기가 주가 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혼자 있어도 결코 어색하지 않은 시간들, 오히려 혼자서 보내는 그 시간이 스스로에게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저자는 하고 있다.
다양한 예술가들의 사례를 들어와 자신의 이야기를 함께 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고 그림과 글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좋다.
삶을 이렇게 살아라라고 말하는 거창함 보다는 왠지 따스한 목소리로 삶에 대해 이야기하며 '이렇게도
괜찮아'라고 말하는 것 같아 좋다.
또한 상당히 많은 그림들을 감상하는 묘미도 있다. 개인적으로 좋았던 그림은 가장 먼저 나오는
그림이다. 아우구스투스 레오폴드 에그의 <여행 동료>라는 그림으로 여행하기가 결코 수월하지 않았을 시대, 요즘으로 보면 파티에
참석할것 같은 옷차림이나 친구와 함께 여행을 떠나는 길에 읽는 책과 밖의 풍경이 편안한 집에서 독서 삼매경에 빠져 있는 것만큼이나 평화로워 보여
인상적이다. 게다가 마주 앉은 동료의 잠에 든 모습 또한 너무 편해보인다.
다음으로는 고흐의 편지다. 그렇다. 그림이 아니고 편지다. 두 번째 이미지 속 편지. 고흐는 편지에
저렇게 스케치를 더했다. 이런 편지를 나도 받아보고 싶다는 솔직한 생각이 들었다. 위의 편지는 빈센트 반 고흐미술관에, 아래 두 개는 뉴욕
모건도서관에 소장중이라고 한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정답은 없다. 다만, 이 책 전체를 아우르는 가장 기억에 남은 글을
찾으라면 바로 이것이다.
화나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달달한 케이크와 마카롱을 마구
흡입하는 한달콤 씨가 전한다.
“‘자살’의 반대말은
‘살자’고,
스트레스(stressed)의 반대말은
디저트(desserts)입니다.
달고 맛있는 디저트로 스트레스를 물리칩시다.”
P.238
마음 먹기에 따라서, 삶을 대하는 자세에 따라서 인생은 이렇게나 달라질 수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들게
하는 문구였기 때문이다. 말이 주는 힘, 글이 주는 힘, 그리고 그림이 주는 힘을 제대로 느껴볼 수 있는 책. 깊은 밤 혹시라도 이런저런
생각으로 잠 못 이루는 분들이 있다면 그림과 글이 어울어져 따뜻한 위로를 건내는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